'통혁당 재건' 사건 故 박기래…재심서 48년 만에 무죄

통혁당 사건 연루 사형 선고 박기래 씨
27일 법원서 48년 만에 무죄 선고
법원, 수사기관의 불법 수사 인정

통일혁명당(통혁당) 사건에 연루돼 17년간 옥살이를 한 고(故) 박기래씨 유족(왼쪽)이 27일 오후 재심 선고 출석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정희 정권 당시 통일혁명당 재건 사건에 연루돼 17년 간 수감됐던 고(故) 박기래 씨가 재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 12-1부(김길량·진현민·김형진 부장판사)는 27일 박기래 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재심 재판을 열고 48년 만에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박 씨는 지난 1975년, 공산주의 설립을 이념으로 하는 통일혁명당 재건을 시도하는 등 간첩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감형됐지만 17년 간의 옥살이를 한 끝에 1991년 가석방됐고, 2012년 별세했다. 박 씨의 유족 측이 불법 수사가 있었다며 2018년 재심을 청구하면서 재판이 시작됐다.

이어 이날 재판부는 수사 기관의 불법 수사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적법한 영장 없이 군 보안사로 연행돼 외부와 연락이 차단됐고, 수사관들에 의해 불법적으로 체포, 구금된 상태로 수사를 받았다"라며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볼만한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수사 기관의 가혹행위가 인정되기 때문에 박 씨의 피의자 신문조서 등 유죄 증거를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기록 검토가 늦어졌다"라며 재심 판결 선고가 늦어진 것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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