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소비자물가, 5~6%대 오름세 이어갈 것"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 출석
"환율 높은 수준 지속하면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
경상수지, 올해 내년 연간으로는 흑자 기조 유지할 것으로 내다봐

류영주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국내 소비자물가가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26일 전망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안을 보고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물가와 관련해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경우 추가적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경기에 대해서는 "소비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하반기 들어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성장 흐름이 약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내년에도 국내 경기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최근 흑자 폭이 줄어들고 있는 경상수지의 경우 중국경제 상황 등 대외 여건이 불안하지만, 올해와 내년 연간으로는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이 총재는 외환시장에 대해 "8월 중순 이후 미국·유럽의 통화 긴축 강도 강화 기대, 무역수지 적자 확대 등으로 환율 상승 압력이 커졌다"면서도 "다만 원·달러 환율 상승이 주로 글로벌 달러 강세에 따른 것으로, 올해 원화 절하 폭은 주요국 통화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 주요 통화 움직임과 과도하게 괴리돼 쏠림현상이 심화하는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겠다"고 예고했다.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장중 1420원대를 돌파했다. 지난주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1400원대를 돌파한 이후 파죽지세로 고점을 높이는 모습이다. 다만 정부와 한은은 과거 외환위기, 금융위기와는 다른 상황이라며 과도한 불안감을 차단하는 모습이었다.

한은은 이날 국회에 제출한 현안 보고서에서 최근 환율 상승을 외환위기(1997년), 미국 닷컴버블 붕괴(2001년),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년), 코로나19 확산(2020년) 등 과거 환율 급등기와 비교하며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은 미국의 긴축 강화, 글로벌 달러 강세라는 대외요인에 주요 기인하며 우리나라 대내외 건전성이 양호하다는 점에서 과거 두 차례 위기(외환·금융위기)와 다르다"고 평가했다.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같은 이유를 들며 크게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현재 세계 9위 수준의 외환보유액과 7400억 달러 상당의 순대외금융자산을 갖고 있다"며 시장에 달러를 공급해 환율 안정을 이끌 의지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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