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춧값이 한 달 새 2배로 오른 데 이어 포장김치값도 10% 이상 오르면서 가계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배추 도매가격은 10㎏에 3만 4140원으로 한 달 전 1만 7875원과 비교해 2배 올랐다.
1만 5224원이었던 1년 전과 비교하면 2.2배 폭등한 가격이다.
올여름 폭염과 잦은 비, 그리고 최근의 태풍까지 연이은 기상 악화로 배추 작황이 부진해졌기 때문이다.
추석 이후 배추 가격은 더 뛰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11-15일 사이 서울 가락시장의 포기당 배추 도매가격은 8748원으로 추석 전인 이달 상순 7009원에 비해 1739원, 25% 올랐다.
농식품부는 해발 600미터 이상의 강원도 고랭지에서 재배되는 여름배추가 작황 부진과 추석 전 조기 출하로 공급량이 줄면서 최근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추에 이어 김치에 들어가는 다른 농산물 가격 역시 고공행진이다.
무는 15일 기준 20㎏에 2만 7660원으로 1년 전 1만 1308원과 비교해 2.4배 폭등했고 풋고추는 10kg에 9만 8240원으로 2.1배가, 양파(15㎏)는 2만 2900원으로 1.6배가 각각 올랐다.
깐마늘(20kg)과 대파(1kg)도 10% 안팎 상승했다.
이같이 김치 재룟값이 폭등하고 에너지와 물류비 등이 상승하자 식품업체들은 생산비 부담을 호소하며 잇따라 포장김치 가격을 올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5일부터 '비비고' 김치 가격을 평균 11.0% 순차적 인상에 나섰다.
이로 인해 포기배추김치(3.3㎏)의 마트 가격은 3만 800원에서 3만 4800원으로 인상됐다.
국내 포장김치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대상은 다음 달 1일부터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9.8% 올린다.
이같은 김치 재료와 포장김치 가격 상승 속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김치 수입은 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중국산 김치 수입액은 1337만 6천 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41.1% 급증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전체 중국산 김치 수입액도 27.6% 증가한 상태다.
배추 가격 상승세는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식품부는 국내 시장에 안정적인 배추 공급은 준고랭지(해발 400-600미터) 배추 수확이 시작되는 이달 말이나 돼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배추 수급 불안이 가중되는 그때까지는 비축 물량 공급 등을 통해 가격 상승세를 최대한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말까지 비축 물량 1천 톤과 농협 계약물량 2천 톤 등 모두 3천 톤을 시장에 공급하고 10월 상순까지 수입하기로 한 수출김치용 배추 600톤은 이달 중에 조기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현재 상황과 달리 올 가을 김장 배추 수급은 다소 안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말부터 출하될 올해 준고랭지 배추 재배면적이 평년보다 10.4% 늘었고 10월 중순부터 출하되는 가을배추 재배의향 면적도 평년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된데 따른 것이다.
배추 생산량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평년 수준의 작황일 경우라도 11월, 12월 김장철 수급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배추를 제외하면 최근 오름세를 보였던 주요 농축산물 가격은 추석 이후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로 전환됐다.
무를 비롯해 양파·대파·상추(청상추)·깻잎·시금치 등 채소류의 도매가격은 이달 상순보다 떨어졌으며 사과·배·포도(샤인머스캣)와 오이·애호박·가지·토마토 등의 도매가격은 평년보다도 낮은 상황이다.
돼지고기와 닭고기, 계란의 가격도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소고기의 경우 명절 직후 가격이 소폭 상승했으나 농식품부는 도축 확대로 곧 하락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