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상자의 재활용 활성화를 검토해온 정부가 최근까지 약 1년간 시범사업에서 다회용 택배상자 보급의 실용성을 확인했다. 정부는 다회용 택배상자로의 전환을 2024년 본격화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국내 유통기업 5개사, 물류기업 3개사 등과 함께 지난달까지 10개월간 진행한 다회용 택배상자 시범사업에서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다회용 시범사업은 기존 일회용 택배상자로 인한 폐기물의 감량을 목적으로 모색됐다. 일회용 택배 포장폐기물 발생량은 온라인쇼핑 활성화 등 영향으로 연간 200만톤 발생한다. 이번 시범사업은 각 유통사의 배송망을 통해 택배상자를 회수해 다시 쓰되, 물류기업이 택배상자를 세척해 공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환경부는 한국폐기물협회를 통해 각 유통사에 맞는 택배상자를 제작하고, 택배 배송·회수 등 실증을 거쳐 경제성, 환경성, 자원순환성 등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경제성은 조금 낮으나, 환경성과 자원순환성은 우수한 것으로 예측됐다.
경제성 측면에서 유통기업의 배송비는 신선식품, 당일배송 등 차이는 있으나 다회용 택배상자 사용 시 5개 유통사 평균 배송원가(4512원)는 1회용 택배상자(4343원)에 비해 169원(3.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성 면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1회용 택배상자(회당 이산화탄소 환산 835.1g) 보다 다회용 택배상자(213.0gCO2/회)가 1회당 평균 74.49%(622.1gCO2/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원순환성을 따져봤을 때는 다회용 택배상자(회당 610g)의 폐기물 발생량은 1회용(4.3g/회)에 비해 99.3%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폐기물협회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휴대폰 설문을 벌인 결과, 총 356명 응답자 중 294명(82.6%)이 다회용 택배상자가 1회용보다 보존, 보온, 보냉 등 성능이 더 우수하다고 답했다. 317명(89%)은 폐기물 감량과 환경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다만, 다회용 택배상자의 사용으로 제품 가격이 상승하는 데 대해서는 응답자 124명(34.8%)만 동의했다. 미반납 예방 보증금 납부에 대해서도 120명(33.7%)만 찬성해 경제성·회수율 제고가 과제로 꼽혔다.
환경부는 다회용 택배상자의 보관, 이송 과정에서 물류비 절감을 위해서 택배상자 등 다회용 수송포장재에 대한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내년 상반기 중에 다회용 택배상자 표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다회용 택배상자 보급을 위해서 택배상자 제작, 세척·집하시설 설치 등의 초기 비용 지원 예산을 확보하는 등 2024년부터 다회용 택배상자 보급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