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20년 전 창원 마산에서만 십여 명의 수해 참사를 일으킨 태풍 매미 때와 달랐던 점은 무엇이었을까.
2003년 태풍 매미는 경남지역 등을 휩쓸어 창원 마산에서만 18명이 숨지는 대규모 수해 참사를 냈다.
그로부터 약 20년 뒤 이동 동선과 강도 면에서 비슷한 태풍 힌남노가 6일 오전 경남 전역을 강타했다.
풍속 초속 30~40미터의 매서운 속도에다 새벽 4~5시 만조시간과 겹쳐 폭풍 해일에 따른 피해가 우려됐으나 경남에서는 단 1명도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물론 시설물 탈락과 낙과 등의 불가피한 재산 피해는 있었으나 여러 명의 실종자와 사망자를 낸
경북 포항과 울산 등의 타 지자체와는 확연히 다른 태풍 피해 지표다.
경남도는 매해 한 두차례 겪는 가을 태풍에 대비한 두터운 방재 시설과 18개 시군과의 발빠른
대응 체계 구축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완수 경남지사가 직접 시군 지자체장의 대응 체계를 점검하자 도청과 지자체 일선 모두 긴장 태세로 신속하게 시민들에게 대피소 안내 등의 재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 관계자는 "아무래도 경남지사가 불철주야 직접 24시간 챙기니 일선 지자체장도 긴장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재난 정보가 도민들에게 잘 전달돼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창원시는 마산해안가에 1.2km에 달하는 차수벽과 고정형 강화유리벽을 설치해 태풍 매미 때와 같은 악몽을 미연에 차단했다는 평가다.
창원시 관계자는 "차수벽이 방재 언덕을 포함해 높이 4m에 달한다"며 "2m 넘게 파고가 쳤으나 차수벽을 넘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민들도 지자체와 언론의 재난 방송에 귀 기울여 해안가에 접근하지 않고 자체 이동을 자제하는 등의 이유로 태풍 피해를 예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