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호 태풍 '힌남노'의 상륙을 앞둔 주말 부산지역 도심공원은 태풍을 우려하면서도 휴식을 즐기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기상청은 부산지역이 5일 오전부터 본격적으로 태풍 영향권에 들 것으로 전망하며 강한 비바람으로 인한 안전사고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4일 오후 비가 그친 부산시민공원에는 태풍이 오기 전 운동과 소풍 등 야외활동에 나선 시민들로 활기가 넘쳤다.
밤새 내린비로 축축한 산책로를 걷거나 뛰며 운동하는 사람들의 한쪽 손에는 우산이 들려 있고, 나란히 걷던 중년부부는 챙겨온 물을 나눠 마셨다.
어린 자녀와 공원을 찾은 가족은 직접 만든 종이비행기를 날리기도 하고, 공원 곳곳에선 아이들이 킥보드를 타고 연신 발을 굴리기 바쁘다.
평화로운 주말을 보내면서도 당장 모레부터 태풍이 상륙할 것으로 예보되는 상황에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주말을 맞아 아이들과 공원을 찾았다는 김성훈(39 남)씨는 태풍 이야기에 우려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김씨는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어린이집을 가거나 할 때 등하원길이 가장 걱정되고, 나도 출퇴근길이 사고 날까봐 우려스럽다"면서 "최대한 집 안에 머물 예정인데 다른 분들도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온 가족이 그늘 밑에 자리 잡고 둘러 앉아 준비해온 음식을 나눠먹으며 간만의 여유를 즐기거나 삼삼오오 모인 어르신들은 가져온 과일을 깎아 나눠 먹으며 담소를 나누면서도 태풍 걱정은 빠지지 않았다.
부산진구에 사는 임춘자(78 여)씨는 "예전에도 태풍 오면 어선 등 바닷가가 가장 먼저 피해를 보니까 그쪽이 걱정된다"며 "태풍이 빨리 지나가서 피해가 가볍게 지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진구에 사는 허숙자(81 여)씨는 "경기도 안 좋은데 태풍까지 온다니 상인들이 장사가 안 될까봐 걱정된다"며 "부산은 지역적으로 일본과 제주도와 가깝고, 바다가 있어 피해가 클까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기장군에 사는 조 모(38 남)씨는 "회사를 안 갈 순 없으니까 출퇴근길이 가장 걱정된다"면서 "집에 유리창 깨질까봐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5일 오전부터 부산지역에 태풍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그친 비는 이날 새벽에서 오전 사이 약하게 내리기 시작해 점차 강해지고, 강풍주의보와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해안쪽으로는 바람과 파고가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은 6일 오전 6시~9시쯤 부산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때는 풍속이 40~60m에 달하는 등 매우 강한 바람이 불 전망이다.
6일까지 부산지역의 예상 강수량은 100~300mm로, 비가 많이 내리는 곳은 400mm이상까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기상청은 "이번 태풍으로 부산지역에 바람도 매우 강하고 비도 많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침수피해와 산사태를 조심하고 옥외간판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태풍 '힌남노'는 '매우 강'의 세기를 유지하며 4일 오전 9시 타이완 타이페이 동북동쪽 약 320km 부근 해상을 지난 한편 6일 3시쯤 제주 동쪽을 지날 예정이다.
6일 오전 경남 거제·통영으로 상륙한 뒤 '강'의 세기로 부산에 들어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