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논평] 학문 시스템과 나라의 미래 - 지형은 목사



'도쿄를 팔면 미국을 살 수 있다.' 일본 경제가 승승장구하던 1980년대의 상황에서 나온 말입니다. 당시 미국은 국내적인 큰 재정 적자와 대외적인 달러 강세 등으로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를 겪고 있었습니다. 특히 일본에 대한 적자가 컸습니다.

1985년 9월 22일, 미국 뉴욕의 플라자 호텔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의 5개국 재무장관들이 모여 달러화 강세를 시정하기로 플라자합의(Plaza agreement)를 결의했습니다. 이후 엔화가 평가절상되면서 일본의 거품 경제가 급속히 무너지기 시작했고, 일본은 장기 불황을 겪었습니다.

일본이 미국의 부동산과 회사 등을 사들이던 '바이 아메리카' 시기에 미국의 한 교수가 일본을 방문하여 일본의 구조를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는 일본의 대학을 심층 분석하고서, 일본이 미국 따라오려면 멀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김건희 여사의 국민대학교 박사학위 논문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입니다.

논문 내용이 언론을 통해서 상당히 알려졌고 "멤버 유지"(Member Yuji)란 표현으로 각인된 이 논문의 표절 및 함량 미달은 상식적으로나 학문적으로 이미 사실입니다.

그러나 학위를 수여한 국민대학교는 다른 저작물의 출처를 표시하지 않은 일부 문제가 있지만 표절은 아니라고 공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학계를 비롯한 사회의 반발이 큽니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전국국공립대교수회연합회 등 13개 교수 단체로 구성된 '범 학계 국민검증단'이 오는 9월 6일 대국민 보고회를 예고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는 충격적인 내용도 검증단이 확인했다는 언론 보도도 있는 상황입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 사안은 논문의 저자가 대통령 부인이기 때문에 더욱 사회 정치적 문제가 됐지만 본질적으로는 어느 개인이나 한 대학교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전체의 학문 시스템과 나라의 미래가 걸린 중대 사안입니다.
 
고위 공직자의 인사 검증과 연관하여 논문 표절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것이 우리 사회에서 벌써 오래되었습니다. 그 때마다 언론 등 사회적 비판이 일었고 표절 당사자는 낙마했습니다.

어떤 일이든 그 분야가 발전하려면 사회적이고 공적인 계기가 있어야 합니다. 김건희 여사의 논문 문제는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의 학문 시스템을 정비하고 다시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입니다.

신평 변호사는 자신의 20년 교수 경력을 들먹이면서 김건희 여사 논문 정도의 표절은 흔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대학의 학문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나라의 미래가 걸린 일입니다.

CBS 논평이었습니다.

[지형은 목사 / 성락성결교회, 한목협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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