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유럽 변수에 强달러 심화…환율, 또 연고점 경신

원·달러 환율 또 17.3원 급등…1354.9원 마감
中 도시봉쇄 여파…달러 강세·원화 약세 부추겨
유럽 가스위기·美 연준 매파적 기조도 연일 부각
코스피 2%대 급락…2410선까지 밀렸다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17.3원 오른1354.9원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잠시 주춤하던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가 다시 살아나 1일 연고점을 또 경신했다.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중국‧유럽의 경기 우려가 부각되고, 미국 중앙은행 인사들의 통화정책 관련 '매파적 발언'(통화긴축 선호)까지 계속되면서 강(强)달러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7.3원이나 급등한 달러당 1354.9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9년 4월28일(1356.8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오후 한 때 1355.1원까지 치솟으며, 전날 기록한 연고점(1352.3원)을 또 갈아치웠다.
 
원‧환율은 전날까지만 해도 이틀 연속 하락 마감하며 일시적 진정세를 보이는 듯 했지만, 원화 약세‧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각종 대외 변수들로 인해 다시 치솟았다.
 
무엇보다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에서 "특히 점심시간 전후로 중국 쓰촨성 청두시 봉쇄 소식이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으로 강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청두시 방역당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부터 오는 4일까지 모든 주민의 외출을 금지하고 유전자증폭(PCR) 전수 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경기침체 우려 가중에 따른 위안화 약세와 상대적인 달러 가치 강세로 이어졌고,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리스크로도 인식되면서 원화 약세까지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민경원 이코노미스트은 또 "고조된 유럽 가스 위기도 달러인덱스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시설 정비를 이유로 독일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오는 2일까지 차단한다고 전날 밝혔다. 이 같은 러시아의 행보는 조만간 난방 시즌에 돌입하는 유럽의 천연가스 공급 위기 우려를 자극해 유로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불안 변수 속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9선을 넘나들고 있다. 약 2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최근 들어 매일 이어지는 연준 인사들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 시사 발언도 이런 강달러 흐름에 한 몫하고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31일(현지시간) "현재 내 견해론 금리를 내년 초까지 4%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올려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위험회피 심리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국내 증시 역시 충격을 받았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56.44(2.28%) 급락한 2415.61에 마감했다. 지난 6월22일(2.74%) 이후 가장 큰 낙폭으로, 전날까지 이틀 동안 회복세를 보이다가 기류가 다시 반전된 것이다. 외국인은 3588억 원, 기관은 8321억 원 어치를 각각 순매도하며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한 반면, 개인은 1조1607억 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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