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대구 유통업계 쌍두마차로 불린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
두 백화점 모두 최근 본점을 폐점했지만 여전히 추억의 건물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향수를 불러일으키던 두 백화점의 모습도 곧 사라진다. 올해 동아백화점 본점, 내년 대구백화점 본점이 철거 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철거 준비 마무리 단계 '동백'…임대주택 건설 예정
먼저 동아백화점 본점부터 철거에 들어간다. 이곳은 이미 철거 준비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석면 제거 공사는 이미 완료됐고 7월 해체 허가도 났다. 안전관리계획만 승인되면 곧바로 철거가 시작된다. 안전관리계획 역시 현재 '조건부 적정' 통보를 받아 보완이 곧 완료될 전망이다.
현재 건물 겉면에 공사를 위한 비계도 설치가 완료됐다.
철거에는 수 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가가 밀집된 구도심 지역이어서 안전하게 철거를 완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장 가까운 가게는 이 곳과 불과 1m 떨어져 있다. 붕괴, 소음, 먼지, 주변 지반 침하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철거를 진행해야 해 보통의 현장보다 더 세심한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관리 감독 기관인 중구는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고 등을 반면교사 삼아 조심스럽게 철거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철거가 모두 완료되면 이 곳에는 공공지원 임대주택이 지어질 계획이다. 이랜드건설이 건축주인 민간 임대주택이지만, 국토교통부 지원을 받아 추진되는 사업이다.
건물은 두 단지로 구성되며 1개 동은 지하 6층 지상 36층, 다른 1개 동은 지하 2층 지상 32층 규모로 건축이 계획돼 있다. 아파트 272세대, 오피스텔 270호 규모다.
현재 건축 허가가 완료된 상태로, 철거가 무사히 이뤄지면 본격적인 건축 준비가 시작될 전망이다.
10월 주인 바뀌는 대백 본점 부지…철거 준비·개발 방향 확정할 듯
올해 초 주식회사 제이에이치비홀딩스와 동성로 본점 양수도 계약을 완료한 대구백화점.
당초에는 잔금을 치르는 양도기준일이 11월로 공시됐었다. 이후 PF사의 요청으로 양도기준일은 7월로 변경됐고 다시 한 번 10월 31일로 연기됐다. 결과적으로는 기존 양도기준일보다 한 달 당겨진 셈이다.
제이에이치비홀딩스에 따르면 예정대로 10월 말 등기 변경이 이뤄지면 곧바로 백화점 건물 철거 준비가 시작될 계획이다.
이 곳 역시 철거 과정에서 안전성 확보가 중요하다. 좁은 차도, 차도와 인도의 확실하지 않은 구분, 다수의 보행자 통행 등 동성로의 주요 특징이 모두 안전 위협 요소이기 때문이다.
중구 관계자는 "대형 트럭, 장비 등의 진입시 안전 문제가 우려돼 해당 업체에서 신중하게 철거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백화점 본점 부지의 새로운 주인은 등기 이후 철거 준비와 함께 개발 방향 확정, 시장 지구 해제도 곧바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이에이치비홀딩스 관계자는 "사업성이 충분해 순조롭게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자 문제가 있는 만큼 잔금을 치른 뒤에는 사업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개발 방향과 관련해 제이에이치비홀딩스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역 부동산업계에선 해당 부지가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한편 과거 명성을 떨쳤던 두 백화점이 위치한 곳은 공교롭게도 모두 중구.
두 곳 모두 비슷한 시기 해체와 재출발을 앞두고 있어, 이는 향후 중구 구도심 전체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