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반년만에 '대선후보→국회의원→당대표까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후보자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28일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는 20대 대통령선거를 치른 지 약 6개월 만에 국회의원에 당선, 곧이어 당권 주자로 뛰는 등 숨 가쁜 일정을 달려왔다. 매번 꼬리를 물었던 선거 패배 책임론에 대해 '당을 위해 도전했다'고 해명한 이 대표는 이제 오롯이 책임을 감당해야 할 시험대에 올랐다.

경상북도 안동에서 태어난 이 대표는 유독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보냈다. 10대를 공장에서 보내고 검정고시를 친 뒤 1982년 중앙대 법학과에 진학했다. 이후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9년부터 인권변호사 겸 시민사회 운동가로 활동했다.

다만 이 대표는 2002년 분당파크뷰 특혜 분양 의혹을 제기하던 중, 사건을 취재하던 언론인이 검사를 사칭해 취재하도록 도왔다는 혐의로 이듬해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2014년에는 혈중알코올농도 0.158%로 음주운전을 하다 벌금 150만원을 받기도 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립의료원 설치 운동을 벌이며 10만명 서명을 통해 조례를 발의했으나 성남시의회는 이를 부결시켰고, 이를 계기로 성남시장 선거에 도전하게 된다. 그는 2005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며 정계 활동을 시작했지만 번번이 낙선하다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됐다. 이후 성남시립의료원 착공, 부채 4572억원 상환 등 성과를 인정받아 2014년 재선에 성공한다. '청년배당', '중학생 무상교복 지원' 등 정책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수원=국회사진취재단

성남시장 경험을 발판 삼은 이 대표는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과감한 실행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동시에 경기지사 선거 당시 불거졌던 '형수 욕설 논란'과 '여배우 스캔들' 등으로 계속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행정가로서 인정을 받은 이 대표는 체급을 불려 지난해 7월 20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이낙연 전 대표와 겨뤄 최종 후보로 선출됐고 국민의힘 윤석열 당시 후보와 맞붙었다. 두 후보는 대선 내내 엎치락뒤치락하다가 결국 이 대표가 0.73%p 차이로 밀려 낙선했다.

당시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자세를 낮출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이 대표는 돌연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나섰다. 당시 이 대표를 향해 '선거 패배 책임을 지지 않는다', '불체포특권을 위해 연고 없는 곳에 나왔다'는 비판여론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대선주자급' 세를 과시하며 결국 당선됐다.

지난 1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의원실로 첫 등원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회의원에 당선돼 '중앙 정치인'으로 안착한 이 대표는 한 달여만인 지난달 17일 파죽지세로 당 대표 출마까지 선언했다. 이때도 민주당의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지만 '당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강행했다.

당 대표에 선출되면서 이 대표는 이제 정치인으로서의 본격적인 시험대에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을 뒤로하고 이제부터는 거대야당의 수장으로서 향후 모든 평가를 받아내야 해서다. 특히 본인의 사법리스크 등까지 과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향후 이 대표가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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