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양주시가 유명무실해진 몽골문화촌에 대규모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을 추진하자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남양주시는 2000년 4월 15일 수동면에 국비와 도비, 시비 등 200억원 이상을 투입해 6만 2479㎡ 규모의 몽골문화촌을 개관했다.
몽골문화촌은 국내 유일의 몽골 민속예술 상설 공연장이었지만, 기대와 달리 '세금 먹는 하마'로 불리는 오명을 안게 됐다. 운영비로만 매년 시 예산 11억원이 투입됐지만, 20%도 채 회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시는 2018년 적자 폭이 가장 큰 민속·마상 공연을 18년 만에 폐지해 공연하던 몽골인들도 모두 현지로 돌아갔다. 현재는 몽골문화촌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전시관만 남은 상태다.
시는 기존의 만성적자를 개선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몽골문화촌 부지에 공원·캠핑장이 포함된 대규모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지난해 기준 약 1500만명으로 추정된다. 10명 중 3명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셈이다. 남양주시의 반려동물 수도 지난 3월 기준 4만 3천여마리가 등록돼 있다.
시는 반려동물을 데리고 교외로 나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테마파크를 조성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사회를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아직은 주민협의와 용역 중간보고회 등을 남겨두고 있다.
주민들 "몽골문화촌 살려줬으면"…시 "의견 듣고 추진"
몽골문화촌 인근 수동면 일부 주민은 재개관을 촉구하며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을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청정지역이자 구운천 최상류 구간인 몽골문화촌에 사업이 추진되면 반려동물의 분뇨 발생 등 환경 오염을 우려하고 있다.
수동면 이장 A씨는 "주민들은 옛날처럼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획을 잘해서 몽골문화촌을 살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우리 동네도 마찬가지고 최근 이장 회의에서도 모두 같은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 동의 없이 사업을 추진하면 집회와 시청 항의 방문 등 백지화를 위한 전면전에 나서자는 이장들의 의견도 있었지만, 30일 이장 회의에서 문화관광과의 설명을 들어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몽골문화촌의)활용 방안으로 반려동물 테마파크 사업을 계획은 하고 있는데, 주민 의견을 듣고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아직 사업 추진은 결정된 사안이 아니고,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