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군 옛 문척교 철거가 임박하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섬진강 관리기관인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오는 10월 문척교를 철거할 예정이며 구례군 역시 수해 예방 차원에서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문척교는 1972년 구례읍과 문척면을 잇는 섬진강 위에 길이 420m·폭 7.5m로 건설됐다.
그러나 2020년 8월 문척교가 침수피해를 입으면서 철거 필요성이 가속화됐다.
구례군은 "문척교 높이가 홍수 수위보다 7.5m 낮고 제방 둑도 낮게 설치돼 향후에도 폭우 피해가 우려된다"며 "집중호우로 문척교에 쓰레기 부유물이 걸린다면 수위가 높아져서 계속 피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척교 철교가 이미 2014년부터 하천기본계획 변경과 2015년 환경 영향평가에 이어 2019년 정부 초안에 포함됐고 주민 공청회도 거쳤다"고 밝혔다.
항간에 "김순호 구례군수가 문척교를 보존하려 한다고 알려졌으나 정확히는 '보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던 것"이라며 "'철거'라는 국가정책에 대해 지자체가 반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면 주민들은 문척교를 존치하자는 입장이다.
문척면의 한 주민은 "옛 문척교는 수해와 관계없이 그동안 연간 수 차례 침수되기도 했다"며 수해와 직접적인 상관성을 부인했다.
이어 "마을이 침수피해를 입은 것은 문척교 자체 때문이 아니고 배수 펌프장의 역류로 인한 것으로, 수해피해와는 별 관련이 없다"고 꼬집었다. 또 "안전등급도 보수해서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는 C등급"이라고 강조했다.
'옛 문척교 철거 반대 대책위' 박정선 공동위원장은 "8개 마을이 철거에 반대하고 2개 마을만 찬성했을 정도로 반대가 많은 등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는 다리 철거 여부에 대한 주민 의견수렴도 형식적으로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지금도 주민들이 다리를 통해 5일 장을 걸어다니고 일부 차량 통행이 가능한데 다리 철거비로 80억 원이 들어가는 등 불필요한 행정으로 주민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며 "오히려 옛 문척교를 잘 보존해서 다른 지역 사례처럼 관광상품화하려는 추세에 발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마을 주민들은 비대위를 구성하고 시민단체와 연석회의를 꾸리는 등 조직적인 대응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