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성지역의 한 회센터 인근 공중화장실에 설치된 에어컨을 훔친 공무원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서울에서 버스 기사와 경찰관을 폭행해 구속될 뻔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공무원은 현재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속초시는 재발 방지에 나섰다.
19일 강서경찰서와 속초시 등에 따르면 속초시청 6급 공무원 A씨는 지난 11일 오전 11시쯤 서울에서 버스 기사를 폭행하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까지 때린 알려졌다. 속초시는 사건 당일 강서경찰서로부터 공무원등 범죄 수사개시 통보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경찰은 A씨에게 특정범죄가중법상 운전자 폭행과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이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고 보고 영장을 기각하면서 A씨는 구속을 면했다.
한편 A씨는 지난달 30일 고성군 공현진어촌계 활어회센터 인근 공중화장실에서 공무원 B씨 함께 에어컨과 실외기를 훔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공무원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 1일 에어컨이 없어진 것을 발견한 어촌계에서 고성경찰서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은 화장실 인근 폐쇄회로(CC)TV를 토대로 조사를 벌여 A씨 등을 용의자로 특정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홀몸노인에게 가져다 주려고 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이 추적한 결과 에어컨과 실외기는 A씨의 처가에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처가는 취약계층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B씨는 "물건을 운반해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도움만 줬을 뿐이라며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속초시는 A씨 등이 절도범죄에 연루되자 지난 11일자로 이들의 직위를 해제했다. 속초시 관계자는 "A씨가 심신미약 상태에서 두 건의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가족의 동의 하에 전문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며 검경 및 법원 등의 결정에 따라 신분상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민의 공복인 공직자의 그릇된 행동에 대해 시민 여러분께 깊은 유감을 표하며 유사한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강구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강서경찰서와 고성경찰서는 각 사건을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