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제주 마늘 재배도 타격…마늘값 고공행진

이상고온에 마늘 재배면적 35%~75% 피해
올해 마늘값 지난해보다 20%·평년보다는 44% 상승

마늘 파종 현장. 제주서부농업기술센터 제공

마늘 주산지인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과 안덕면 일대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속출해 올들어 마늘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15일 농협 제주본부에 따르면 올해 6월 깐마늘의 평균 가격은 1kg당 8773원으로 지난해 7267원보다 20.7%가 올랐다.

특히 평년 가격보다는 44%나 급등해 가뜩이나 물가상승으로 고달파진 서민 가계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마늘값이 크게 오른 것은 생육 불량으로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6월 수확한 마늘은 지난해 9월 파종한 것인데, 마늘 주산지인 서귀포시 대정읍의 경우 마늘 재배면적 1002ha가운데 350ha가 제대로 자라지 않아 피해면적이 35%를 넘겼다.

또다른 주산지인 안덕면의 피해 면적은 75%나 돼 141ha 중 106ha가 피해를 입었다.

대정읍과 안덕면은 제주도 서부지역 마늘 재배 면적의 85%를 넘는다.

제주서부농업기술센터는 생육 불량 피해가 이상고온과 많은 비 등 기후변화 때문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부터 10월중순까지 가을철 평균 기온은 24.3℃로 2020년 21.9℃보다 2.4℃ 높았고 평년 22.3℃보다는 2℃가 높았다.

또 가을철 태풍의 영향으로 지난해 제주 서부지역에 유독 많은 비가 내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때문에 입뿌리와 종자에 피해가 발생하고, 2차적으로 뿌리응애와 흑색썩음균핵병 등으로 피해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서부농업기술센터는 이상고온 등의 기후변화로 마늘 재배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파종시기를 늦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온도가 다소 낮았던 평년에는 비닐피복이 생육을 촉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평균온도가 올라가면 고온 다습한 토양조건이 형성돼 뿌리, 잎 등 생육이 정지되고 흑색썩음균핵병, 뿌리응애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9월 초중순에 파종하고 10월 초중순에 비닐을 입혔는데, 앞으로는 투명비닐의 경우 9월 중하순에 파종하고 10월 중하순에 피복하라고 농업기술센터는 밝혔다.

또 검정비닐은 9월 중하순에 비닐 피복과 파종을 마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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