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경기 과천시 지식정보타운 내 종교용지를 이단 하나님의교회가 낙찰받으면서 과천 시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시민들의 반대로 본 계약이 불발된 이후, 과천시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긴급 현안 간담회가 개최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었는데요.
LH가 지난 8일, 하나님의교회 측과 기습적으로 계약을 기습 강행한 사실이 드러나 향후 더 큰 갈등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 과천시 갈현동에 위치한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종교시설 용지.
1,583㎡ 면적에 최대 5층까지 건축할 수 있는 땅으로, 예정 가격은 75억 원이었습니다.
해당 용지는 지난달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가 낙찰받았지만, 과천 시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면서 본 계약이 이뤄지진 않았습니다.
과천 시민들은 "이단 하나님의교회에 용지를 매각하는 것은 중대한 공익적 사유에 위반된다"며 비정상적인 포교활동으로 인한 피해 등 심각한 부작용과 주민들과의 지속적인 갈등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과천시 곳곳엔 용지 공급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나붙었고, 1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반대 서명운동에 동참했습니다.
본 계약 당일엔 시민들이 LH 과천의왕사업본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면서 계약이 불발됐습니다.
[이재헌 회장 / 과천시기독교연합회]
"(신천지에 대한) 트라우마가 많이 있기 때문에 반사회적이고 반윤리적인 종교단체, 이단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경각심이 매우 높아요.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하나님의교회라는 곳도 가정을 파괴시키고, 직장에서 이탈하게 만들고, 학업을 중단하게 만들고, 이런 비이성적인 활동들을 참 많이 하고 있어요."
논란이 계속되자 과천시와 지역 국회의원인 이소영 의원은 지난 7일 LH와 긴급 현안 간담회를 갖고, 해당 사업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간담회가 열린 바로 다음 날인 8일 LH가 하나님의교회 측과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과천시의회 의원들은 LH 과천의왕사업본부를 곧바로 항의 방문했습니다.
시의원들은 "과천시와 지역사회의 협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LH가 기습적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이는 과천 시민에 대한 기만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LH가 과천시장의 직무가 정지 중이었던 지방선거 기간 공급 절차를 속전속결로 진행했다며 종교 용지 공급 과정에 대한 편법 행위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김진웅 의장 / 과천시의회]
"7만 8천 명의 과천시민들의 행복추구권은 무시하며 지방선거 기간에 입찰공고를 하고, 이단 사이비 종교단체만 참여할 수 있는 입찰 금액을 제시하여 소수 이단 사이비 종교단체만을 입찰에 참여시켜 하나님의 교회를 1순위로 만들어주었다. LH사업본부의 졸속 행정을 규탄하는 바이다."
시의원들은 또, "LH가 법과 절차에 하자가 없다며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지속적인 분쟁과 갈등을 유발하는 것은 공공기관으로서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결국엔 땅 파시고 계약 체결하시고 빠지면 '하나님의교회와 과천시, 너네끼리 싸워' 이렇게 하고 빠지시는 형국밖에 되지 않습니까?
-공공기관이 하실 일은 아니죠. 정말.
-그런 의도는 아니고요.
LH와 하나님의교회측의 계약이 체결되면서 해당 논란은 앞으로 건축 허가를 둘러싼 갈등으로 이어지며 더욱 심화될 전망입니다.
실제로 경기도 하남시 감일지구와 대전 서구 관저동, 강원도 원주시 태장동 등 지역에선 하나님의교회 건축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의 시위가 일부 계속됐습니다.
한편, LH 측은 "지역사회의 우려를 이해하고 있지만 공고를 통해 정당하게 당첨된 계약 상대자가 있는 상황에서 계약 상대자의 요구를 거부할 사유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입찰 공고 시점과 관련해선 "3월에 과천시와 협의한 사항으로 지방선거와는 관련이 없으며 준공 날짜 도래에 따른 업무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우연의 일치였다"고 해명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