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4, 5월에 이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최근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는 영향이다. 다만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 조정의 영향으로 신용대출 감소세는 이어졌다.
한은이 12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8천억원으로 5월 말보다 3천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부터 3월까지 4개월 연속 뒷걸음치다가, 4월부터 반등해 석달 때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증가 폭은 5월보다 1천억원 줄었다.
가계대출 종류별로 보면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89조1천억원)이 한 달 사이 1조4천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9천억원은 전세자금대출이었다.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270조4천억원)은 한 달 새 1조2천억원 또 줄었다. 이 감소 폭(1조 2천억원)은 2004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6월 기준올 가장 컸다.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 동향에 대해 "전세대출, 집단대출 등 주택 관련 대출 취급이 늘어나면서 전체 은행권 가계대출이 증가했다"며 "하지만 기타대출(신용대출)의 경우 대출금리 상승과 최근 자산 가격 조정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 대출도 지난달 7천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이 2조8천억원 늘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조1천억원 급감했다. 업권별로는 가계대출이 은행권에서 2천억원, 제2금융권에서 4천억원 늘었다.
기업대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6월 말 기준 기업의 은행 원화 대출 잔액은 1125조2천억원으로 한 달 새 6조원 불었다. 6월 기준으로 2009년 6월 통계가 시작된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중소기업 대출이 개인사업자 대출 1조7천억원을 포함해 5조4천억원 늘었고, 대기업 대출도 6천억원 증가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5조4천억원)은 6월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황 차장은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이어지는 데다 은행의 기업 대출 취급 노력, 시설·경제성 자금 수요가 맞물려 6월 기업 대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