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임 원내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이 주도하는 공부모임인 '혁신24 새로운 미래'(이하 새미래)가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첫 모임을 가졌다. 여당 내 모임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가운데 이날 '새미래' 모임에서도 당내 세 대결에 공부모임이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였다.
이날 오전 김황식 전 국무총리 초청강연과 함께 진행된 모임에는 권성동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를 비롯해 50명 가까운 의원들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전체 의석 수의 절반에 이르는 참여율이다.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제명된 무소속 양정숙 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이 계파색이 옅으면서도 윤석열 대통령과 소통 채널을 가지고 있다는 점, 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등 '미래 권력'이 될 수 있다는 점 등 때문에 의원들이 '부담 없이' 동시에 '소외되지 않기 위해' 대거 참여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김 의원은 "그야말로 순수한 공부모임"이라며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고 정권을 재창출해 나갈 수 있게 하는 게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강조했다. 앞서 '친윤 모임'이라는 딱지 때문에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의 참여 번복 등 당내 논란이 벌어졌던 '민들레' 모임을 의식한 것이다. 참석자의 성향을 분류해가며 모임의 성격이 해석될 여지를 차단하기 위해 애초 기념촬영을 안한다는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
'민들레'의 힘을 빼는데 역할하기도 했던 권성동 원내대표는 참석자들을 향해 "의원총회 수준의 공부 모임에 참석해줘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훌륭한 강사진들이 오시는 만큼, 전문가들의 의견을 내 지식으로 바꾸는 작업을 계속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새미래'는 앞으로도 서강대 김광두 석좌교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각각 초청해 경제와 외교 등 전방위적 이슈를 두고 세미나를 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친윤 계파 분화 논란 끝에 발족을 미뤘던 '민들레' 모임도 순수 공부모임을 재차 강조하면서 곧 문을 열 예정이다. 장제원 의원을 주축으로 한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은 오는 27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초청하는 등 움직임이 시작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은 다들 순수 공부모임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차기 당 주도권을 두고 각 모임들이 각 계파를 대표하며 경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