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도현 변호사 (법무법인 영)
■ 출연 : 조경숙 해설사
◇ 김도현> 전라북도의 아름다움을 걸으면서 만끽하는 명품 여행길. 전라도 천년의 역사와 자연을 담은 길, 전라북도 천리길. 44개로 이루어진 전북 천리길을 매주 하나씩 만나보는 시간입니다. 내 친구 전북 천리길을 소개합니다. 지난주에는 미슐랭 별 만점, 자태를 휘감은 산들길 진안 마이산길을 다녀왔었는데요. 오늘은 군 전체가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등재될 만큼 아름답고 때묻지 않은 환경을 자랑하는 곳, 고창군으로 가봅니다. 오늘 천리길 안내해 주실 분 조경숙 해설사님 스튜디오에 자리했습니다. 해설사님, 안녕하세요.
◆ 조경숙> 안녕하세요.
◇ 김도현> 방송 전에 많이 떨리시지는 않냐고 제가 여쭤봤더니 하나도 떨리지 않는다고 (웃음) 말씀하셔서 기대해 보겠습니다. 오늘 고창 천리길을 소개해 주신다고요.
◇ 김도현> 자연스럽게 습지가 만들어진 거군요?
◆ 조경숙> 네. 자연이 그야말로 복원력을 드러낸 것이죠.
◇ 김도현> 네~. 제가 유튜브로 고창읍성을 소개하는 장면들을 조금 봤는데 고창읍성이 굉장히 아름답더라고요.
◆ 조경숙> 네, 고창읍성은 사계절 모두 고창군민들과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명소이고 고창군민 누구나 고창읍성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누구에게 물어봐도 안내를 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김도현> (웃음) 누구에게 물어봐도 해설사님처럼 안내를 잘할 수 있을 정도로 고창읍성이 유명한 곳이군요.
◆ 조경숙> 네.
◇ 김도현> 고창읍성길이면 고창읍성 둘레를 걷는 거예요?
◆ 조경숙> 네. 고창읍성 둘레를 걷는 길이에요. 고창읍성 둘레를 걷기 때문에 고창읍성은 원형에 가장 가깝게 보존된 읍성이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그 둘레를 걸으면서 고창읍성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길이 고창읍성길이며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도 뽑힐 만큼 경치가 아주 수려합니다.
◇ 김도현>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고창이 그렇게도 선정됐군요. 정말 멋있는 길일 것 같습니다. 어떤 길인가요? 한번 들어볼까요.
◆ 조경숙> 고창읍성길은 전북 천리길 중에서도 봄에 아주 걷기 좋은 길로 알려져 있어요. 봄이면 철쭉이 아주 화사하게 피어있고 온갖 야생화들로 가득한 그런 오솔길을 따라서 걷다 보면 우리 현대인들은 그 초록의 향연 속에서 휴식과 힐링의 기운을 얻게 될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 김도현> 그런데 왜 지금 소개해 주시는 거예요? 봄에 소개해 주셨어야 하는데. (웃음)
◆ 조경숙> (웃음) 지금은 6월 초라 봄이 좀 지났죠. 대신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초록의 향연을 느낄 수 있습니다.
◇ 김도현> 지금 전북CBS 노컷뉴스 유튜브 채널로 들어오시면 고창읍성의 초록 물결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고창읍성이 언제 만들어진 거예요?
◆ 조경숙> 고창읍성은 단종 원년 1453년에 축성되었다고 전해지고 이 성을 축성하기 위해서 힘을 모았던 우리 선조들의 나라 사랑의 숨결을 느낄 수 있고 또 수백 년의 세월을 견뎌낸 우람한 자연석 그리고 아름드리 소나무, 이런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또 왜적의 침입에 대비해서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힘을 합쳐 맨몸으로 이 큰 돌들을 운반하고 쌓기까지의 노고를 생각하면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인내력이 대단하고 나라를 사랑했는지 느껴집니다.
◇ 김도현> 그렇군요. 이양하님의 수필에도 이 고창읍성이 언급되어 있다고요?
◆ 조경숙> 고창읍성을 딱 지칭한 것은 아니지만 '신록예찬'이라는 수필을 보면 '봄, 여름, 가을, 겨울 두루 사시를 두고 자연이 우리에게 내리는 혜택에는 제한이 없다. 그러나 그중에도 그 혜택을 풍성히 아낌없이 내리는 시절은 봄과 여름이요, 만산에 녹엽이 싹트는 이때일 것이다.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고 먼 산을 바라보라.' 저는 '신록예찬'에서 이 부분이 참 좋습니다. 지금 신록이 한창인 이때 이 고창읍성길을 걷노라면, 쭉 걷다 보면 새로이 조성된 길이 아니라 수백 년 전 조상들이 걷던 길 그리고 농산물을 내다 팔기 위해서 이고 지고 다니며 걸었던 길. 그래서 우리 민중들의 삶의 애환이 서린 길이고 아주 힘겹게 살았던 우리 조상들의 삶의 발자취가 담긴 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도현> 네~. '신록예찬'을 볼 때마다 이 고창읍성길이 생각나시는 거군요.
◆ 조경숙> 네.
◇ 김도현> 그리고 우리 민초들, 조상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는 자연스럽게 형성된 길이어서 더 멋있는 길이다.
◆ 조경숙> 네,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선조들이 걷고 삶을 이어갔던 그런 길이죠.
◇ 김도현> 그럼 코스를 한번 볼까요?
◆ 조경숙> 이 길은 고창읍성 입구에서 시작하여 자연마당, 전불길, 김기서 강학당, 노동저수지, 취석정 여기를 거쳐서 모양골프연습장까지 약 13km 걷는 길인데 소요시간은 약 4시간 정도 걸리겠습니다.
◇ 김도현> 4시간 정도면 꽤 긴데요.
◆ 조경숙> 그래서 때로는 개인차가 있어서 전체를 걷기에 부담되시는 분들에게는 시작점인 읍성에서 시작하여 김기서 강학당까지 갔다가 원점으로 다시 회귀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 김도현> 이 고창읍성길이 편도군요. 한 바퀴 도는 것이 아니에요?
◆ 조경숙> 한 바퀴를 돌아서 원래 출발했던 곳과는 좀 떨어진 곳으로. 그러니까 도착점과 시작점이 같지는 않습니다.
◇ 김도현> 또 시작점에 판소리박물관도 있다고 들었어요.
◆ 조경숙> 네. 고창은 또 동리 신재효 선생의 판소리로도 아주 유명한 고장이죠. 여기 시작하는 데에 조선시대 후기에 서민들의 예술이라고 대표적으로 우리가 말할 수 있는 판소리를 집대성한 동리 신재효 선생의 생가와 판소리박물관이 있습니다. 이곳을 한번 둘러보시는 것도 권해 드립니다.
◇ 김도현> 그리고 여기가 영화 촬영지, 드라마 촬영지로도 굉장히 유명하다고요.
◆ 조경숙> 네. 판소리를 주제로 해서 몇 년 전에 상영된 '도리화가'라는 영화가 있었어요. 그것은 동리 신재효 선생과 그의 여제자. 그 당시 여자에게는 판소리가 허용되지 않았던 때에 여제자인 진채선과의 이루어지지 못한 애틋한 사랑을 담고 있습니다. 또 '최종병기 활', '왕의 남자', '군주' 이런 영화들도 촬영된 곳이기도 하죠.
◇ 김도현> 굉장히 유명한 곳인데 저는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
◆ 조경숙> 오시면 만족하실 것입니다.
◇ 김도현> 사진으로 봤을 때는 봄에 정말 예쁘겠더라고요.
◆ 조경숙> 봄에 걷기 좋은 길이죠.
◇ 김도현> 고창읍성에 대한 역사를 알고 걸으면 또 그 느낌이 다를 것 같은데 고창읍성에 대한 역사를 소개해 주실까요?
◆ 조경숙> 고창읍성은 단종 원년 1453년에 호남의 여러 고을 사람들이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축성하였다고 성벽에 새겨져 있어요. 둘레는 약 1,684m, 높이는 약 4 내지 6m 정도로 거칠게 다듬어진 자연석으로 쌓은 성벽은 읍성으로는 거의 완전한 형태로 보존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장성의 입암산성과 더불어서 호남 내륙 방어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기 위해 축성되었다고 하죠.
◇ 김도현> 네. 지금 성 밟기 놀이도 있다고 하는데 이것은 뭐예요?
◆ 조경숙> 당시 여인들이 손바닥만 한 돌을 머리에 이고 성을 돈 후 입구에 그 돌을 쌓아두는데 유사시에 그 돌들이 무기로 잘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 김도현> (웃음) 돌을 던지면서 싸웠군요.
◆ 조경숙> 또한 이곳에서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성 밟기 놀이가 지금도 행해지는데 매년 음력 9월 9일에 고창 모양성제라는 축제가 열리고 여기에서 그런 답성놀이가 지금도 이어집니다. 그래서 이렇게 성을 한 바퀴 돌면 다리 병이 다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고 세 바퀴 돌면 극락왕생한다는 전설이 이어져 있어요. (웃음)
◇ 김도현> 한 바퀴 돌면 4시간인데 다리 병이 낫는다고요? (웃음) 재미있네요. 이 길을 걸으면서 꼭 봐야 하는 포인트 3가지가 있다면요?
◆ 조경숙> 첫째, 이 길을 시작하면서 먼저 모양성 내부로 들어가셔서 맹종죽. 송대나 왕대보다 아주 우람한 대나무입니다. 이 대나무숲을 보시면 아주 좋고요. 그 대나무 주변에 또 아름드리 소나무, 몇백 년 된 소나무들이 아주 많이 있어요. 이것을 한번 보시면 우리가 도시에서 현대인들이 흔히 접하지 못하는 그런 풍경이기 때문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도현> 네, 두 번째로는요?
◆ 조경숙> 두 번째는 성 외곽을 따라서 우측으로 걷다 보면 새로 성 둘레 자연마당이라고 조성된 휴식공간이 있어요. 여기에서 보면 앞이 탁 트이고 저 아래쪽에 노동저수지의 물이 보여서 가슴이 아주 시원하게 뻥 뚫리는 느낌이 듭니다.
◇ 김도현> 김밥 싸가지고 가서 먹어도 됩니까?
◆ 조경숙> 네, 그럼요. 아주 좋아요.
◇ 김도현> 아주 좋군요. (웃음) 마지막으로 세 번째로는요?
◆ 조경숙> 세 번째는 전불길을 지나다 보면 조선 전기 학자 김기서가 제자들을 지도했던 팔작지붕으로 된 소박한 건축물이 보입니다. 조선 중종 때 기묘사화에 연루되어 그의 스승인 조광조와 신진 사림파들이 대거 숙청당해요. 여기에서 세상의 권력에 회의를 느껴서 이곳에 은거하면서 후진 양성에 매진하였던 곳입니다.
◇ 김도현> 학교가 있군요.
◆ 조경숙> 네, 강학당.
◇ 김도현> 마지막으로 어떤 길인지 우리 해설사님이 한마디로 정의해 주신다면요?
◆ 조경숙> 고창읍성길은 고창의 가장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되는 고창읍성을 끼고 도는 길입니다. 그리고 고창읍성길은 말 그대로 산들길이에요. 산과 들 또 노동저수지의 물, 조선시대의 건축물까지도 볼 수 있고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수백 년 전 조상들의 숨결을 느끼며 때묻지 않은 자연 속에서 힐링의 시간을 갖게 될 것 같습니다.
◇ 김도현> 고창 하면 진짜 대표적인 것이 복분자랑 장어 아닙니까? 또 우리가 4시간 걸었으니까 먹어야 하죠.
◆ 조경숙> (웃음) 네, 많이 걸으셨으니까 출출해지시겠죠? 맛있는 음식을 드셔야 할 텐데요. 한반도의 첫 수도라고 불리는 고창은 2013년에 국내 최초로 행정구역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등재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EBS에서 보니까 황토를 가지고 집을 짓고 그릇을 만드시는 그런 장인분들이 전국에 제일 황토 질이 좋은 곳은 고창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 김도현> 그렇군요.
◆ 조경숙> 그래서 그 질 좋은 황토에서 나오는 친환경 먹거리가 넘쳐납니다.
◇ 김도현> 고창 수박이 또 유명하잖아요.
◆ 조경숙> 그래서 전국적으로 이름을 떨치는 보양식으로 풍천장어와 복분자가 있고 여름 과일 중에 최고봉이죠. 고창 수박이 있고요. 그리고 항암 작용과 혈당 조절에 아주 탁월한 천연 발효 식초도 아주 유명합니다.
◇ 김도현> 그런 고창입니다. 장어하고 복분자를 먹으러라도 가야 하고 아름다운 고창읍성도 걷기 위해서 꼭 가봐야 하는 고창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 조경숙> 끝으로 천리길을 소개할 수 있는 초록원정대원을 모집하는데요. 천리길을 걸으면서 환경 정화 활동 함께할 수 있는 초록원정대원을 모집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라북도 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 홈페이지를 참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김도현> 너무 길어서 일단 전라북도 홈페이지 찾아가셔서.
◆ 조경숙> 전라북도 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
◇ 김도현> 어렵습니다. 자막 처리해 주셔야 할 것 같아요. 일단 전라북도 홈페이지 들어가셔서 환경대원이요?
◆ 조경숙> 초록원정대.
◇ 김도현> 초록원정대. 초록원정대원들을 모집하고 있으니까 청취자 여러분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44개의 길 중 네 번째 길, 고창읍성길을 함께 걸어봤습니다. 고창읍성 둘레를 지나 과거로 떠나는 시간여행을 확인했습니다. 저 진짜 조만간 꼭 가서 한번 걸어보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조경숙> 네, 꼭 오셔서 함께 걸어보실게요.
◇ 김도현> (웃음) 제가 조경숙 해설사님 꼭 찾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조경숙>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