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중심으로 제기됐던 공직자 땅투기 의혹 이후 진행했던 개혁 성과를 점검하고, 강도를 더 높여 조직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3일 이원재 1차관 주재로 'LH 혁신 점검 TF'를 열어 그 동안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앞서 지난해 6월 정부가 LH 인력의 20% 이상을 감축하고 공공택지 입지조사 권한 등을 이전하는 내용을 담은 LH 혁신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원희룡 장관이 국토부 주도로 LH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을 지시하자 관련 TF를 통해 혁신 속도를 높이기로 한 것이다.
이 날 회의에서 TF는 LH가 지난해 3월 투기 사태로 국민 신뢰를 크게 훼손한 바람에 LH 본연의 역할을 다 하는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조직 존립 자체까지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강도 높은 개혁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하고, LH의 혁신이 새 정부의 혁신 의지를 가늠할 기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추진해온 혁신 내용을 살펴보면, 정부는 투기 논란이 재발되지 않도록 LH 전직원 약 1만명의 재산등록을 의무화했다. 또 LH 직원의 부동산 투기를 전문적으로 조사하는 준법감시관을 도입하고, 기소만 해도 직권면직 조치하고 투기 사실이 확정되면 파면하는 등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도 강화했다.
아울러 퇴직 후 취업제한 대상자도 부장급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고, 퇴직자가 취업한 기업과의 수의계약 제한 기간도 2년에서 5년으로 확대했다. 공운위 의결을 거쳐 24개 사업을 이관·축소·폐지하고 정원의 약 10%(1064명)를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도 이뤄졌다.
하지만 정부는 LH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 수준이 여전히 높은 만큼 더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매년 국토부가 LH 임직원의 부동산 거래를 조사하고, 투기·갑질 등 비위행위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또 핵심 기능 외 신규 출연·출자사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기존 출자회사도 사업 목적을 이미 달성하거나 다년간 손실이 누적된 경우 청산, 지분매각 등을 통해 정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만 14개 출자회사를 정리해 총 20개 출자회사를 청산·매각하기로 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노사 협의에 머무르고 있는 직무중심의 보수 체계 개편, 내부 성과평가 체계 개편 등에 대해 혁신방안 발표 1년이 경과된 현 시점에서도 완료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조속한 이행을 주문하고, LH 경영진의 의지와 책임을 강조했다.
더 나아가 정책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춰 본질적인 개혁을 이루기 위해 부동산 시장 상황, LH 인사·노무·재무 등 경영 여건 및 해외사례 등을 전문용역 등을 통해 분석·진단하여 조직·기능·인력 등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연내 마련하기로 했다.
LH 혁신 과정에 대한 점검체계를 확대 개편하기 위해서는 선된 제도가 현장에서 철저히 이행되며 상시화 될 수 있도록 관리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정부기관 뿐 아니라 조직·경영 등 각 분야의 민간 전문가가 참여해 LH 혁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논의 결과에 따른 개선사항은 제도화(법령, LH 내부규정 등 개정) 하거나 LH 경영목표 등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LH 혁신 관련 회의를 분기별로 정례화해 혁신방안이 자리잡도록 관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