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6.1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강세를 보였던 지역을 포함해 25개 모든 자치구에서 절반이 넘는 득표를 하며 지지세를 확인한 가운데 시의원과 구청장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이 압도적 다수로 당선됨에 따라 서울시 권력지형도가 확 달라졌다.
구청장들의 경우 당이 달라도 시-구간 정책협조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집행부를 견제하는 시의회의 경우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절대 다수인 상황 속에서 오 시장과 예산 등을 놓고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았는데 상당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회 112석 가운데 76석을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앞선 2018년 선거에서는 민주당 소속 박원순 시장의 당선과 함께 전체 110석 가운데 102석을 민주당이 싹쓸이했는 이번에는 국민의힘 76석, 더불어민주당 36석으로 반대 입장이 된 것이다.
이에 따라 7월 출범하는 새로운 시의회에서는 그동안 오 시장과 의회가 갈등을 빚었던 사업과 예산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오 시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협력과 협치가 강화될 전망이다.
오 시장과 시의회와 충돌했던 사업은 서울시바로세우기라는 명분으로 추진했던 민간보조위탁사업 예산 삭감과 온라인 교육플랫폼인 '서울런' 구축, 정치편향 논란을 빚었던 TBS 예산삭감, 헬스캐어 관련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민간보조위탁사업의 경우 오 시장이 시민단체를 표방한 단체들이 현금지급기처럼 서울시 예산을 빼간다며 사업 예산을 대폭 줄였지만 시의회가 상당부분 되살렸다.
오 시장의 공약사업이었던 '서울런'은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한 온라인 교육플랫폼 구축사업인데 역시 시의회가 예산을 대폭 줄였고 정치편향 논란을 빚은 TBS의 경우 서울시가 지원금을 크게 줄이려 했지만 의회가 복원했다.
TBS의 경우 오 시장이 '교육부문 추가' 등 기능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어 새로운 시의회가 구성되면 TBS 관련 조례 개정 등 논의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도시경쟁력 강화와 부동산 공급 등 서울시정은 큰 기조변화 없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속통합기획으로 상징되는 재개발 재건축 사업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오 시장은 현재 재개발·재건축이 확정된 53개 지역은 이미 수익 산정이 끝나 투기 세력이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속도조절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종묘-퇴계로 일대 재정비 등 도심 개발도 본격적인 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공약 1호였던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시와 관련해서는 하후상박형 복지제도인 '안심소득' 시범사업이 주목된다.
7월부터 사업이 본격화되는데 제도가 안착되면 윤석열 정부와 함께 국가전체 복지정책 틀거리를 바꿔보겠다는 것이 오 시장의 생각이다.
25개 구청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후보가 17곳을 휩쓸었고 더불어민주당은 8곳을 얻는데 그쳤다.
2018년 선거에서는 25개 구청 가운데 서초구를 제외한 24개구를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한편 이날 오 시장은 경기도지사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동연 후보가 당선된 것에 대해 "당 소속이 같으면 말이 더 잘 통하는 면은 있지만 당이 달라도 협력할 수 있다"며 교통문제 등 서울시와 경기도 간 정책 공조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