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보수 독점을 무너뜨리고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춰 1당을 차지했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의원들이 불과 4년 만에 도의회 재입성에 대부분 실패했다. 거의 전멸 수준이다.
파란 돌풍을 단번에 잠재우고 빨간 물결로 채운 국민의힘의 압승이다.
4년 전 경남도의회 58석 가운데 34석(비례 3석 포함)을 민주당이 차지했고, 당시 자유한국당은 21석(비례 2석)을 얻는 데 그쳤다. 보수 정당이 과반 의석을 내어 준 게 이때가 처음이다.
그러나 일당 보수 독점에서 어느 한쪽의 큰 쏠림 없이 처음으로 균형을 맞춰 '견제와 감시' 체제가 제대로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6·1 지방선거 결과 도의회의 균형추가 보수 쪽으로 완전히 쏠렸다. 이번에 지역구 6석이 늘어난 64석(비례 6석 포함) 가운데 민주당은 34석에서 4석(비례 2명 포함)으로 쪼그라든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교섭단체도 꾸릴 수 없는 상황이다.
나머지 60석(비례 4명 포함)은 모두 국민의힘이 싹쓸이했다. '국민의힘 도의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의당 등 진보정당과 무소속은 아예 힘도 쓰지 못했다.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김해 8선거구인 손덕상 의원이 재선을, 남해 류경완 의원이 3선에 가까스로 성공하는 등 2곳에서만 유일하게 당선자를 배출했다.
4년 전 도내 인구의 2/3를 차지한 창원과 김해, 양산에서 압승했지만, 이번에는 완패다.
창원 14곳 중 12곳이나 차지했던 민주당은 인구 대비 2곳이 늘어난 16곳에서 한 석도 얻지 못한 채 참패했다.
민주당의 성지인 김해 역시 8곳 모두 꿰차고 있었지만, 1곳에서만 겨우 살아남았고 나머지는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2곳이 늘어난 양산도 6곳 모두 국민의힘이 싹쓸이했다.
광역비례 정당 득표율은 31.49%에 그쳐, 국민의힘(62.36%)과 약 2배나 차이가 난다. 이에 따라 비례 도의원은 국민의힘 4석, 민주당 2석으로 배분됐다.
4년 전 비례 대표로 유일하게 1석을 차지했던 정의당은 정당 득표율 5%(4.28%)를 넘지 못해 도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비례 대표 도의원 배출의 최소 조건은 정당 득표율 '5%'다.
결론적으로 보면, 국민의힘 60석, 민주당 4석으로 다시 일당 독주 체제가 부활했다.
국민의힘이 압도적 과반을 넘는 1당을 차지하면서 7월 출범할 박완수 도정에는 힘이 실리게 됐다.
박완수 도정의 여러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게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집행부와 의회 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또, 한 쪽의 목소리가 아닌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된 대화와 타협의 정치도 흔들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홍준표 도정 당시 진주의료원 강제 폐업이다.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컸지만, 당시 다수인 새누리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들의 육탄 저지 속에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를 강행 처리했다.
야당이 교섭단체도 구성할 수 없는 극소수의 목소리로 전락함에 따라 압도적 다수인 국민의힘은 집행부 견제·감시 기능 약화, 거수기 전락 등의 우려를 잠재워야 할 과제를 떠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