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의 'APT공시가 현실화' 손본다.. 내년 새 제도 시행

국토부,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재검토 연구용역 착수…전문가 자문위도 운영키로
2030년까지 시세 90% 반영하려던 목표 조정할 듯…2023년 공시부터 적용될 듯
경제위기·부동산 가격 급등 시 현실화 속도 낮출 '탄력적 조정장치' 신설도 검토
공시가격 제도 및 적용 범위 등에 대해서도 개편방안 마련해 2024년 적용 목표


박종민 기자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재검토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았다. 현실화율을 2030년까지 90%로 올리려던 목표를 재조정해 내년 공시부터 적용하고, 특정 상황에는 현실화 속도를 낮추는 조정장치도 추가하겠다는 내용이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2일부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재검토해 공시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1년) 절차에 착수하고, 이와 함께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운영하겠다고 1일 밝혔다.

2020년 11월 문재인 정부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2030년까지 시세의 9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세웠다.

보유세(재산세, 종합소득세) 등 세금은 물론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각종 부담금을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과 시세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 공시가격을 단계적으로 올려 시세 반영률(현실화율)을 높이겠다는 목표였다.

그런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수립한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일각에서는 다주택자는 물론 실수요 1주택자까지 세금 부담이 커졌다는 불만이 일었다.

이에 대해 윤석열 정부는 대선 당시 공약과 국정과제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혀왔다.

이런 가운데 국토부는 연구 용역 사업을 통해 기존 현실화 계획에서 제시했던 목표 현실화율(90%) 및 목표 달성기간(5~15년) 등에 대한 이행 결과를 분석해 수정·보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이랑 부동산평가과장은 "2020년 세웠던 현실화 계획은 시세 불변을 가정했는데, 이후 2년 동안 집값이 많이 올랐다"며 "집값 급등기와 어우러져 현실화율도 높아지면서 현실화 계획 자체의 신뢰성을 잃은 상황이 있어 국민 부담 측면에서 생각할 여지가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다만 "지나치게 현실화 목표를 낮추는 것은 있을 수 없고, 법의 취지를 볼 때 적정 수준의 목표는 설정해야 할 것"이라며 "제도를 폐기할 것은 아니고, 국민들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장기적으로 보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경제위기나 부동산 가격급등 등 외부 충격이 있을 경우 계획 적용을 일시적으로 유예하는 등 '탄력적 조정장치'도 신설할 것인지 살펴볼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이 과장은 "공시가격 산정 공식은 시세에 현실화율을 곱한 것인데, 특정 상황에서 현실화율을 어느 정도 조정하느냐의 문제"라며 "이는 행정계획인 현실화 계획에 반영하므로 법 개정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근본적으로 공적목적을 위해 정부가 별도로 산정 중인 공시가격의 성격과 함께 공시가격을 활용하는 행정제도 등에 대한 다른 가격기준 적용 가능성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과장은 "67개 제도가 수요자 판정 기준 등으로 공시가격을 사용한다. 하나의 기준을 두루 쓰면 효율적이지만, 공시가격의 정확성과 신뢰성이 지나치게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며 "일부 제도는 공시가격이 아닌 실거래가 등을 쓸 수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공시가격에 관해 제기되는 △지자체 역할 확대 △공시가격 산정체제 개편 △개별 부동산별 공시가격의 정확성‧수용성 제고를 위한 공시 주기 및 공시 시점 개편 △ 현행 공시가격 산정방식의 적절성 및 대안 평가 △공시가격 관련 정보공개 대상·범위·양식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모아 전반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이처럼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재검토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할 때 주요 쟁점을 검토하고 의견을 수렴하도록 학계‧유관기관‧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전문가 자문 위원회를 구성해 월 1회 운영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연구용역, 공청회 등을 통해 오는 11월 수정‧보완방안을 마련한 후, 2023년 공시부터 적용하고, 공시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방안은 연구결과 및 전문가 자문위원회의 의견 등을 종합해 내년 중 개편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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