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독도 주변에서 통상적인 해양 조사를 한 것에 대해 일본 정부가 공개적으로 항의했다. 독도 조사 관련 일본의 항의는 5년만으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일본의 이같은 대응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와 일본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국립 해양조사원 소속 선박 '해양 2000호'는 지난 29일부터 30일까지 독도 북쪽 해역의 지질층과 해저지형, 수심 등 생태계에 대해 해양 조사에 나섰다.
그런데, 조사 이틀째인 30일 느닷없이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무전을 통해 일본의 동의가 없는 조사라며 해양 조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조사 수역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고 억지 주장을 편 것이다.
해양 2000호는 이를 무시하고 조사를 계속하다가 밤늦게 철수했다.
일본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우리 정부에 항의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외교 경로로 우리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사전 동의없는 해양 조사는 불가하며, 즉각 중단하라는 취지로 강력히 항의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독도 주변 해양조사와 관련해 우리 정부에 항의한 건 2017년 이후 5년만이다. 독도에 대한 우리의 영유권이 부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일본은 독도 주변 해역도 자국의 EEZ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독도가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 우리 영토가 분명한 만큼, 일본의 항의에 일절 대응하지 않고 무시로 일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본이 독도 해양 조사를 문제삼은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한일관계 복원을 천명한 상황에서 일본이 독도 문제를 쟁점화시키려는 의도가 분명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일 협상 테이블에 일본의 강제징용 및 위안부 문제 뿐 아니라 독도 문제를 끼워넣으려는 시도가 있을 경우에 새 정부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