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공감 능력이 뛰어난 정치인으로 평가 받는다.
첫 아내, 딸, 큰 아들을 차례로 떠나보낸 드문 경험 때문인지 타인의 슬픔을 이해하고, 그 영혼들을 치유할 줄 아는 독특한 능력의 소유자로 꼽힌다.
그러다보니 느낌과 관계, 신뢰를 중시한다.
대통령이 되기 전 상원의원 46년, 부통령 8년 재임 기간에도 여야 갈등을 인간관계로 중재해 푼 일도 적지 않다.
취임이후 18개월간 바이든 대통령이 공을 들여온 여러 법안들을 반대 해온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 의원과도 여전히 인간적 신뢰는 유지해 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인간적 기질은 언론인들 사이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가 한국, 일본 순방을 위해 19일(현지시간) 몸을 실은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도 기자들이 사이에 바이든 대통령의 그런 기질이 화제가 됐던 모양이다.
백악관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시간에 기자들 사이에 이런 질문이 나왔다.
"이번 순방 때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를 알아 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요?"
"과거에 바이든 대통령이 팁 오닐(Tip O'Neil)의 말을 언급한 것을 들었을 겁니다. 모든 정치는 지역적이다(All politics is local)는 표현 말입니다."
팁 오닐은 1970~80년대 민주당 하원 의장을 역임한 유명 정치인이다. 그의 어록인 '모든 정치는 지역적이다'는 말은 지역의 정서를 알아야 정치에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팁 오닐의 어록을 모방해 '모든 정치는 개인적이다(All politics is personal)', '모든 외교정책도 개인적이다'는 새로운 어록을 만들었다고 한다.
외교정책도 근본적으로는 세계 지도자들과의 개인적 관계에서 만들어진다는 생각을 담고 있는 말이다.
이 관계자는 "그래서 두 경우 모두 바이든 대통령은 리더들을 알게 되기 위해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에 대한 감정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회를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위기 상황에서 서로 전화 통화를 하거나 중대한 세계적 사안에 대응해야 할 때 신뢰와 이해의 바탕으로 전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윤 대통령과는 전화 통화만 짧게 했다.
따라서 이번 방한 때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가급적 자주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바이든 대통령의 기질을 고려해서인지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일본 방문 때 바이든을 위해 '작은' 만찬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백악관 관계자는 '작은' 만찬이 "(서로) 인간적 대화를 나눌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경우도 바이든 대통령과 '작은 만남'(small meeting)을 준비중이라고 전했지만 그 것이 어떤 차원에서 마련된 것인지는 추가 언급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