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한·일 방문에 바빠진 中 왕이 부장…외교장관 회담 '선수치기'

왕이 중국 외교부장. 박종민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다음주 한국과 일본 방문을 앞두고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덩달아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지난 16일 박진 외교부 장관과 화상회담을 한데 이어 18일에는 하야시 요시마시 일본 외상과도 온라인으로 회담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갓 출범한 한국의 새 정부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일본보다 한국을 방문하고 일본 방문 기간에는 새로운 중국 견제 협의체로 평가받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과 함께 기존 중국 포위망인 쿼드 정상회의도 열리게 되자 방문국 외교부장과 접촉하면서 적극 견제에 나서는 모양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18일 하야시 외무상과 회담에서 중국과 관련한 미국과 일본의 부정적 움직임'을 거론하며 "역사에서 교훈을 얻고 언행을 신중히 하라"고 밝혔다.
 
왕 부장은 또 바이든 대통령 방일을 계기로 일본에서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점을 거론하며 "일미 양자 협력은 진영 대항을 유발해서는 안 되며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해쳐서는 더욱 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하야시 외무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뒤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데 중국이 책임 있는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또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가 일치된 대응을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16일 취임 후 처음으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화상 통화를 하고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한중 관계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연합뉴스

왕이 부장은 이틀 전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과도 회담을 가졌는데 한국 정부가 중국 견제에 일본만큼 적극적이지 않은 점을 감안한 때문인지 발언 수위가 일본에 한 것에 비해 높지 않았다.
 
다만 "'디커플링'의 부정적 경향에 반대하고 글로벌 산업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며 한국의 IPEF 참여에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시진핑 중석은 이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과의 전화 통화를 하며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지원을 약속하며 우군 만들기에 공을 들였다.
 
필리핀은 곧 퇴임하는 두테르테 대통령 집권 이후에는 베이징과 비교적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중국과 남중국해에서 영토 분쟁을 갖고 있고 전통적으로 미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필리핀은 IPEP에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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