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의무 해제 일러" 전문가들 우려…안착기 전환 미뤄질 듯

20일 '격리의무 해제' 오미크론 안착기 전환 발표 예정
"전환은 시기상조" 목소리 높아…전환 시점 연장에 무게
새 변이 유입 재확산 우려와 방역·의료 체계 혼선도 우려


황진환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의무 해제를 중심으로 하는 '포스트 오미크론' 안착기 전환 여부가 하루 뒤 결정된다. 유행이 감소세를 나타내고는 있지만 신종 변이 유입 등 재확산의 불씨도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아 격리 의무 해제는 이르다는 목소리가 많다. 이에 방역당국도 전환 시점을 늦추는 쪽에 무게를 두고 막판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20일 전환 여부가 결정될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 안착기'의 핵심 내용은 코로나19 국내 유입 후 2년 4개월가량 줄곧 유지됐던 확진자 격리 의무 해제다. 지금까지는 격리기간의 축소는 있었지만 의무 자체는 유지됐는데 이제 권고로 바꾸겠다는 것으로 당초 계획대로면 4주 이행기가 끝나고 안착기로 넘어가는 오는 23일부터 시행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재 방역체계의 근간을 이루는 확진자 격리 의무 해제는 성급하다는 우려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나오며 방역당국도 전환 시점을 미루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이 주최한 감염병 위기관리 전문위원회 회의에서도 안착기 전환은 이르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이에 구체적으로 한 달 정도 기한을 두고 늦출지 별도의 기간을 정하지 않고 미룰지 등 여러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정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남은 건 격리의무 해제뿐인데 이것을 좀 더 연장할 것이냐 그렇게 하게 되면 어떤 것들이 준비가 돼야 하냐 이런 부분들이 논의 대상"이라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가능한 의견을 많이 (결정에) 반영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격리의무 해제에 신중한 반응이 나오는 이유로는 재확산 가능성이 꼽힌다.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난 뒤 8주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 만명 이상의 신규확진자가 매일 발생 중인 점, 새 변이 출현 가능성 등은 여전히 부담 요소다. 지난 17일에는 남아공에서 유행하며 면역 회피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BA.4와 BA.5가 국내 발생이 처음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방역 시스템의 근간을 이룬 격리 의무가 해제될 시 빚어질 방역·의료체계의 혼선도 꾸준히 제기되는 우려점이다. 특히 다른 전염병들과 달리 코로나19의 경우 백신은 계속된 변이에 유행 차단 효과가 상당히 떨어졌고 치료제 또한, 효과나 공급량이 안심할 수준에 미치지 못해 격리 의무 유지만큼은 유지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입장이다.

황진환 기자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장은 "안착기로의 전환은 유행을 잘 알고 미래 예측이 전제돼야 하는데 코로나19 유행은 미래가 예측되지 않는다. 그나마 2년의 경험을 통해 확실히 우리가 안 것은 종식은 어렵다는 것 뿐"이라며 "이 가운데 우리가 가진 유일한 대응 무기가 확진자 격리를 통한 확산 억제인데 거리두기도 없어졌는데 확진자까지 자유롭게 하겠다는 건 너무 나갔다. 최악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땅한 대안 없이 감염력이 유지되는데도 격리 의무 해제를 검토하는 것도 비과학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급 감염병이 격리가 필요한 감염병인데 심하게 말하면 불법을 조장하는 것과 같다"며 "8~10일 정도 전염력이 있는데 격리하지 말라는 것은 비과학적인 조치"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우려 속 전문가 의견 청취를 마친 정부는 지자체 관계자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방안을 오는 20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아직 국무총리와 보건복지부 장관이 임명되지 않아 이날 회의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주재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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