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때 창설됐던 '국정상황실' 존치시킨 尹…'퍼펙트 스톰' 대응

윤석열 대통령. 윤창원 기자

윤석열 정부가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대내외 경제적 위기와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이른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동시다발적 위기)'을 맞닥뜨린 가운데 새 정부에서 존치된 '국정상황실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백악관 상황실 모델 삼은 국정상황실…보수정권서 처음으로 존치


1997년 IMF 위기 극복을 위해 김대중(DJ) 정권에서 처음 만들어진 청와대 국정상황실은 미국 백악관 집무실인 웨스트 윙(West Wing) 상황실을 모로 했다. 존.F.케네디 미국 대통령 취임 초기 쿠바 피그스만 침공 작전 실패 후 탄생한 백악관 상황실은 미국 대통령들의 정보‧경보 센터로서 위기관리 역할을 해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개편된 대통령실 조직 발표에서 '국정상황실'을 존치([단독]尹 대통령실, 민주당 정권만 있던 '국정상황실 존치' 검토)시켰다. DJ 정권의 국정상황실은 장성민 현 대통령실 정책조정기획관이 초대 수장을 맡아 운영하며 IMF 위기 조기 극복에 일조했다는 평이다. 국정상황실이 DJ 정권 이후에도 노무현‧문재인 등 역대 민주당 계열 정권에서만 유지돼왔던 점을 고려하면 새 정부의 존치 결정 자체가 파격이라는 게 중론이다.
 
역대 민주당 계열 정권에서만 명맥을 이어온 국정상황실은 이명박(MB)‧박근혜 등 보수정권으로 교체 이후엔 명칭과 기능이 변했다. MB 정권은 국정상황실을 폐지하고 기획조정비서관과 기획관리비서관, 기획관리실 등으로 분산시켰다. 박근혜 정권에서도 MB 정권 기조를 이어받았지만, 직전 문재인 정권에서 재차 부활한 바 있다.
 
새 정부에선 국정상황실 존치와 함께 정책조정기획관도 신설됐다. 정책조정기획관은 정책과 일정‧메시지 등을 조정·융합하는 역할을 하는데, 초대 정책조정기획관은 장성민 전 국정상황실장이 맡았다. 장 신임 기획관은 DJ 정부 초대 국정상황실장을 거쳐 16대 의원 등을 지냈다. 지난 대선 경선에선 윤 대통령을 도왔고, 인수위원회 출범 이후엔 윤 대통령의 정무특보를 맡았다.
장성민 전 국정상황실장. 연합뉴스

 

실용주의 표방…기존 정책실장 대체하는 '정책조정기획관'


국정상황실 존치와 정책조정기획관 직 신설 등은 진영과 이념을 뛰어넘어 '실용주의'에 방점을 두겠다고 밝힌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이른바 3고(高) 현상으로 경제 환경이 어렵고,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 코로나 변이 확산 가능성이 남아 있는 등 새 정부는 임기 초부터 총체적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IMF 사태에 버금가는 초대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DJ 정권을 교훈 삼아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첫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금 경제가 굉장히 어렵다"며 "국제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산업 경쟁력에도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참모들에게 적극 대응을 주문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의 '3실 8수석' 체제를 '2실 5수석'으로 축소 개편했지만, 정책실장 기능은 정책조정기획관이 대체하고 민관합동위원회를 가동하는 등 '작지만 강한' 조직 운영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장 정책조정기획관은 14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국민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전력 투구하고 있는 윤 대통령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돕는 게 제 역할"이라며 "직급보다는 '국가 대전략'을 연구하는 데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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