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제공 의혹에 무소속 분열까지…거제시장戰 국힘 '혼탁'

국힘 박종우 후보 측 금품 제공 의혹
김한표 전 국회의원 공천 반발에 무소속 출마
보수표 분열에 민주당 반사이익 기대
민주당 변광용 거제시장 재선 노려

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6.1 지방선거가 3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선벨트'라 불리는 거제시장 선거판이 국민의힘에서 시끌시끌하다. 일찌감치 현역 시장을 내세우면서 잡음이 없는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후보자들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과 공천 불만에 따른 무소속 출마로 이어지면서 내부가 분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2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거제시장 박종우(51) 후보는 지난달 26일부터 이틀간 치러진 국힘 내부 3파전 경선에서 43.26%의 득표율로 김범준, 정연송 예비후보를 꺾고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문제는 이 같은 결과가 나오기 전에 지난해 말부터 박종우 후보가 거제시장이 되기 위해 측근을 통해 서일준 국회의원 한 직원에게 불법적으로 개인 정보가 담긴 입당 원서나 당원 명부 제공 등을 대가로 500만 원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국힘 거제시장 박종우 후보 페이스북 캡처

더구나 해당 직원은 대가성으로 돈을 받았으나 이후 다시 돌려준 점, 입당 원서 50매 정도를 제공한 점 등에서 일부 의혹을 사실로 인정하고 있다. 직원이 감형을 위해 자신의 범행을 축소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박종우 후보와 측근은 이 같은 의혹 자체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박종우 측근이 해당 직원 측으로부터 다시 돈을 돌려받는 영상과 박종우 후보 본인의 자금으로 거론되는 녹취 등이 있어 민주당과 시민단체는 박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해 박종우 후보 측근과 해당 직원을 장기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고, 관련 고발장이 경찰에 접수됨에 따라 경찰도 선관위와 협력해 수사를 할 방침이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한표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캡처

여기에다 김한표(67) 전 국회의원은 공천을 신청했다 경선에서 배제돼 국힘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김한표 전 의원은 지난달 25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까지 공표된 거제지역 각종 여론조사에서 단 한 번도 1등을 놓친 적이 없는 저를 경선에서 배제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을 저질렀다"며 "시민 여러분과 함께 지금과 다른 거제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한표 전 의원은 국힘 거제시장 공천 신청자 7명 중 본인을 포함한 4명이 컷오프된 이후 중앙당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된 바 있다. 김범준 거제정책연구소장도 경선에 오른 3파전에서 지고난 뒤 승복했으나, 박종우 후보 측의 금품 제공 의혹 등이 제기되자 국힘 도당과 중앙당에 재심을 청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변광용 거제시장 페이스북 캡처

이처럼 선거법 위반 의혹과 무소속 출마 등으로 보수표가 분열되고 반사이익으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기대가 민주당에서 나온다. 거제는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의 후보가 단체장으로 선출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나, 2018년 선거에서 변광용 거세시장 당선으로 민주당 바람이 분 곳이기도 하다.

최근 대선에서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44.69%를 득표하며 김해에 이어 경남에서 두번째로 많은 지지를 얻었고, 민주당은 변광용 현 거제시장의 현역 프리미엄과 더불어 단수 후보로 공천해 국힘과 달리 내부 잡음이 없는 상태다.

이 같은 흐름을 이용해 민주당이 4년 전처럼 바람을 다시 이어갈 수 있을지, 국힘이 내부 혼란을 원팀으로 빠른 시일 내로 정리해 거제를 탈환할 수 있을지, 각 정당과 후보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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