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현장에는 수십명의 군중이 살해 장면을 목격했지만, 아무도 살인범을 말리거나 제지하지 않았다. 살해된 희생자는 인적이 드물지 않은 장소에서 출혈 중인 상태로 10여 분 넘게 방치된 것으로 파악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이 지역이 중국 동포와 노숙인들에 의한 폭력 행사가 잦으며, 수법이 잔인해 개입할 엄두를 못 낸다고 털어놨다. 한 주민은 "평소 노숙인과 중국 동포 등 다툼이 빈번히 일어나 신고하기 망설여졌다"고도 했다.
11일 구로경찰서는 40대 남성 A씨를 살인·폭행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6시쯤 구로구 구로리공원 인근 길가에서 60대 남성의 얼굴을 발로 수차례 폭행한 뒤 주변에 있던 깨진 도로 경계석(연석)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지나가던 행인이 피를 흘리고 있는 피해자를 보고 119에 신고해 오전 6시 10분쯤 경찰에 공조 요청이 접수됐다. 하지만 경찰이 사건 현장에 도착한 6시 15분쯤 피해자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A씨는 첫 피해자를 살해하고 도주하던 중 인근에서 리어카를 끌며 폐지를 줍던 노인도 폭행했다. 두 번째 피해자는 폭행을 당한 뒤 직접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인상착의 등을 확인하고 동일인의 범행인 것으로 파악했다. 관제 폐쇄회로(CC)TV에도 A씨의 범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현장 인근 아파트 입구 CCTV에는 첫 번째 피해자가 쓰러져있는 것을 보고도 시민들이 약 10여분 간 신고하지 않고 지나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사건 현장 인근 상인 B씨는 "이 동네에서는 노숙자도 많고 중국인들도 많아서 길거리에 누워있는 사람이 흔해서 곧바로 신고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나도 가게 앞에서 중국 사람과 시비가 붙은 적이 있었는데 주변 사람들이 구경만 하고 정작 신고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 외에도 최근 현장 인근 약국에서는 40대 중국 동포 김모씨가 흉기 난동을 벌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코로나19 치료제를 내놓으라며 약사를 흉기로 위협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건 현장 인근의 아파트 주민 C씨는 "(살인 사건에 대해) 점심 이후에야 알았다"며 "이쪽은 워낙 새벽부터 술에 취한 사람들끼리 다툼이 많아서 사람들이 신고에 무감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네에 아이들도 많이 사는데 이같은 범죄가 자주 일어나는만큼 경찰이 이 동네에 순찰을 더 강화하든지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A씨가 피해자들과 일면식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이른바 '묻지마 살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를 한 결과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와 국과수에 정밀 분석도 의뢰한 상태다. 아울러 경찰은 12일 A씨를 추가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