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 명 숨진 후난성 건물 붕괴사고 '이제 시작이다'[베이징 노트]

호남일보 캡처

지난달 29일 낮 후난성 창사시에서 8층짜리 건물이 붕괴됐다.
 
중국 당국은 일주일의 수색 및 구조작업 끝에 사고현장에서 실종된 인원을 모두 찾아냈다. 10명이 구조됐고 3명이 숨졌다.
 
해당 건물은 창사 의학원(의대) 북문 부근에 위치해 있었고 건물 안에는 음식점 등 상가가 있었다. 그래서 이번 사고의 피해자 중 학생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건물이 무너진 형태로 볼 때 하층부가 상층부보다 현저히 약해 주저앉는 사고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사고 건물은 2014년에 5층으로 지어졌다. 건축 직후 2층에 당구장이 들어섰던 것으로 보아 기둥을 최소화 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당장은 문제가 없었다.
 
이후 이 건물은 8층까지 치솟았고 엘리베이터까지 설치되었다. 집주인은 사고 직전에 주택 안전 검사 회사를 매수하여 허위 감정 보고서를 받기도 했다.
 
왼쪽은 2014년, 오른쪽 사진이 2020년

이 건물은 농촌에서 농민들이 전문적인 설계 없이 농가주택지에 건축하는 '자건방'自建房)이었다.
 
우리로 치면 도청 소재지인 후난성의 성도 창사에도 전문적인 설계와 시공을 거치지 않고 주민들이 스스로 지은 자건방이 있었던 것은 급속한 도시화 때문이다.
 
중국 경제가 경제가 발전하면서 1990년대부터 도시 주변은 물론 농촌 지역까지 도시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농민들도 얼떨결에 도시 주민이 되었다.
 
도시 지역 토지는 국가 소유여서 통일적 관리가 가능하지만 농촌에서 도시로 편입된 토지는 농촌의 집단 용지여서 규제가 미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의 발전 기회에 끌려 외지 사람들이 몰려오자 농민들은 자건방을 개조해 세를 놓은 것이다.
 
자건방 소유자들은 자건방의 층수를 늘리려고 갖은 방법을 사용한다. 세 놓을 수 있는 방이 증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에 수용될 때도 더 많은 보상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창사의 붕괴 건물 항공사진. 연합뉴스

자건방이 불법이거나 무허가는 아니다. 농가주택지에 건물을 지었다가 방을 찾는 사람들이 몰리자 증축을 한 것 뿐 이고 뒷돈이든 뭐든 써서 허가도 받았다.
 
문제는 이런 자건방이 전국의 도시 지역에 수도 없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전문적인 건축 설계와 시공이 없었을 가능성이 큰 탓에 언제 어디서 창사에서와 같은 붕괴가 일어날지 모른다.
 
사고 직후 시진핑 국가 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도시에 나서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하고 유사하고의 발생을 방지하라고 촉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7일 화상으로 자건방 안전 및 특별정비를 위한 전국 단위의 화상회의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안전 및 특별단속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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