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임기가 시작된 5월 10일 0시 대통령으로서 첫 행보로 국군 통수권을 이양받았다.
서욱 국방부 장관과 원인철 합참의장을 비롯한 군 수뇌부는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합동참모본부 청사 지하 B2 벙커 지휘통제실에서 윤 대통령에게 군 통수권 이양 관련 보고를 했다. 남영신 육군·김정수 해군·박인호 공군참모총장과 김태성 해병대사령관, 안준석 지상작전사령관, 강동훈 해군작전사령관, 최성천 공군작전사령관 등도 화상으로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대통령실(구 국방부 청사) 국가위기관리센터(구 국방상황실)에서 보고를 받았다.
헌법 74조 1항은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군을 통수한다"고 정하고 있다. 통수권이란 군 최고사령관으로서 군을 지휘·통솔하는 권한을 뜻하며 작전지휘 권한을 의미하는 군령권(軍令權)과 군의 조직·편성 등 살림을 챙길 권한인 군정권(軍政權)을 모두 아우르는 말이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지난 2017년 5월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의결로 당선이 확정된 직후, 자택에서 이순진 합참의장과 전화통화를 하며 군 통수권을 이양받았다.
서 장관은 이러한 헌법 조항에 의해 통수권이 이양됐음을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며, 원 의장은 북한 군사동향과 우리 군 대비태세를, 각군 총장과 해병대사령관은 '튼튼한 국방'을 구현하기 위한 각 군의 의지를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불철주야 국토를 방위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 국군 장병의 노고를 치하하며, 한반도 안보 상황이 엄중한 시기에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각 나라마다 방식은 다르지만 핵보유국의 경우 국가원수만이 핵무기 발사 명령 권한을 갖는다. 미국의 경우 대통령이 바뀌면 핵 발사를 위한 컴퓨터, 암호표 등이 담긴 핵가방(Nuclear Football)을 인수인계한다.
우리나라는 핵무기가 없으므로 군 지휘부가 현행 군사대비태세, 북한군 동향 등 여러 사항이 담긴 보고를 신임 대통령에게 함으로써 통수권을 인수인계한다. 이를 통해 국군 최고사령관으로서 군에 대한 모든 지시와 명령을 할 권한을 합법적으로 받는 절차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에도 문재인 전 대통령 지시로 국가안보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았었지만, 군 통수권 자체는 대통령 고유 권한이므로 9일 오후 11시 59분까지는 군에 지시나 명령을 할 권한이 없었다.
통수권은 대통령 임기 시작과 함께 인수인계되므로, 10일부터는 윤석열 대통령이 군 통수권자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군의 지휘권을 보장할 것이며, 군은 엄정한 지휘체계를 확립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