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피난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남아있지만 충남도지사 관사에서 대통령의 식사를 맡았거나 관사를 관리한 이 등에 대한 기록은 찾기 어렵다. 이렇게 6·25전쟁 당시 갑자기 대통령을 맞았던 이름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역사적 상상으로 그려낸 연극 '계란을 먹을 수 있는 자격'이 지역에서 선보인다.
연극에는 충남도지사 관사의 남녀 관리인과 급한 명령을 받고 관사 경비를 맡게 된 젊은 군인, 대통령을 기차에 태우고 내려온 기관사 등이 등장한다.
극단 홍시는 지난 2013년 창단 이후 지역의 이야기를 작품에 녹이고 지역 작가를 발굴하는 창작극 작업을 집중적으로 해왔다.
극을 쓴 정덕재 작가는 "전쟁의 시대에도 아무 말 없이 제자리를 지키는 이들이 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전쟁의 승패보다는 일상적 삶의 온전함"이라며 "전쟁이 삶의 질서를 크게 바꾸는 속에서도 삶으로서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는 이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정임 연출가는 "각자의 자리에서 권리보다 의무에 충실한 사람이 많아질수록 우리에게 소중한 것들을 더 많이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말과 함께 지역 연극에 대한 관심과 응원을 당부했다.
연극은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대전 관저문예회관에서, 26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소극장 마당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