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뒤에 봅시다" 총선 벼르는 부산 경선 탈락자들

김원성 국민의힘 부산 영도구청장 예비후보(사진 오른쪽) 등이 지난달 15일 공천 심사와 관련한 당협위원장의 불공정 개입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6.1지방선거 국민의힘 부산 기초단체장 후보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앙금이 2년 뒤 총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경선에서 배제된 일부 예비후보들은 지역 당협위원장인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도전을 선언하며 총선을 벼르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영도구청장 경선에서 배제된 김원성 예비후보는 당협위원장인 황보승희 의원(중·영도)에 대한 공개 도전장을 던졌다.

김 예비후보는 "여론조사 등에서 우세한 후보를 배제하고 지역 국회의원이 노골적으로 밀실공천을 시도했다"며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공천이 아닌 본인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지역에서는 황보승희 의원과 김원성의 구도가 이미 만들어졌다고 본다"며 "2년 뒤 총선에서 지역민에게 심판 받겠다"고 총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서구청장 출마 가능성이 높았던 권칠우 전 부산시의회 부의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공천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지역 당협위원장인 안병길 의원(서·동구)과의 불편한 관계를 의식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 전 부의장은 최근 자신의 SNS에 '2년 뒤에 봅시다'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지역 정가에서는 안 의원을 겨냥해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선전포고라는 뒷말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권 전 부의장은 "주변에서 해석하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총선 준비를 할 계획에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총선 출마 의지를 드러내지는 않고 있지만, 경선에서 컷오프된 일부 예비후보들은 당협위원장과의 대립각을 선명하게 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하구청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경선에서 배제된 조정화 전 구청장은 지난 3일 이갑준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국회의원 선거구가 나뉜 사하에서 사하을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조 전 구청장이 사하갑 기반의 이 예비후보를 지지한 것을 놓고 지역에서는 사하을당협위원장인 조경태 의원에 대한 공개 반발로 보고 있다.

조정화 국민의힘 부산 사하구청장 예비후보가 지난달 부산시당에서 공정 경선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을 벌였다. 조정화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실제, 조 전 구청장은 입장문을 통해 "조경태 의원은 사하구민의 참정권을 박탈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렀다"고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총선 출마와 관련한 질문에 조 전 구청장은 "지방선거 기간 중 총선을 이야기하는 것은 이르다"고 말했다.

북구청장 경선에서 배제된 손상용 전 부산시의회 부의장의 행보도 관심을 끈다. 컷오프 이후 SNS를 통해 무소속 출마 의지를 밝혔던 손 전 부의장은 이후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두루 듣고 있다"고 입장을 유보하는 반응을 보였다.

지역 정가에서는 손 전 부의장과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던 박민식 북강서갑당협위원장이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것이 손 전 부의장의 선택지를 넓힌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장군수 공천 심사에서 경선 배제와 재심을 통한 합류, 다시 배제라는 이례적인 결과를 받아 든 김쌍우 전 부산시의원의 향후 정치 행보도 관심사다.

기장당협위원장인 정동만 의원과 김 전 시의원 간의 오래된 앙금이 이번 공천 심사 과정에서 여과없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현재 단식 농성 중인 김 전 시의원의 컷오프가 확정될 경우 다음 총선에서 정면돌파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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