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간·재능 활용해 도움 주면 '시간화폐' 적립…서울시 '타임뱅크' 출범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활용해 도움이 필요한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내가 쓴 시간만큼 '시간화폐'를 적립해 나에게 필요한 도움을 받을 때 사용하는 신개념 품앗이 '서울시간은행'을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서울시간은행은 미국에서 도입돼 현재 영국, 호주 등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타임뱅크' 방식을 차용한 개념이다.

간단한 집수리부터 카풀, 반찬 나눔, 반려동물 산책 같이 일상적인 도움 주고받기에 적용될 수 있다. 예컨대,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에게 사용법을 가르쳐드리고 시간화폐를 적립한 대학생이 자취방 이삿짐 나르기나 자전거 수리 같은 도움이 필요할 때 시간화폐를 사용하는 식이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는 '서울시간은행'을 포스트코로나 시대와 디지털 대전환에 대응해 사회적 관계망을 회복하고 공공복지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대도시형 공동체 모델로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10가구 중 3가구 이상이 1인가구(34.9%)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시 도시정책지표조사('20년 기준)에 따르면 '어려울 때 도움받을 사람이 없다'는 서울시민이 21.8%일 정도로 외로운 사회가 됐다.

고립된 개인이 위기에 처하지 않도록 공공에서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양적·질적으로 증가하는 공공서비스 수요를 공적 재정만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서울시 설명이다.

시는 우선 올해 △국민대-정릉 △아골종합사회복지관-방학2동 △타임뱅크하우스-홍은동 △서울시청 등 4개 거점(지점)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연말까지 민간 전문기관을 통해 사업 효과를 분석‧검증한다. 2023년에는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런칭하고 서울 전역으로 확대해 본 사업에 돌입한다.

9일부터 네이버 카페 '서울시간은행'을 통해 순차적으로 시작한다. 4세 이상 서울시민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시범사업이 추진되는 4개 거점별로 코디네이터가 배치돼 활동 수요‧공급 매칭, 시간화폐 적립‧사용 등을 지원한다.
 
한편, 서울시는 이번 시범사업 출범을 위해 지난 2일 (사)타임뱅크코리아, 국민대학교 산학협력단, 도봉구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 등 참여 기관들과 업무협약(MOU)과 발대식을 가졌다.

이원목 서울시 시민협력국장은 "개개인의 고립과 외로움 해소와 함께 현대 대도시의 지속가능성 유지를 위해서도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 모델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서울시간은행이 참여확대와 신뢰회복으로 자발적이고 호혜적인 상생도시 서울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민들과 함께 노력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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