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노형욱 비난했던 국민의힘, 추경호는 어쩌나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인수위사진기자단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기재부 1차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지내면서 주소 이전 없이 세종시 이전 부처 공무원들에게 지급하는 이주지원비 425만 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이 현 문재인 정부의 장관 후보자를 같은 내용으로 공격한 바 있어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9일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실이 기재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추 후보자는 기재부 1차관을 지낸 2013~2014년에는 320만 7천 원, 이후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2014년에는 104만 5160원의 이주지원비를 지급받았다.
 
연합뉴스

이주지원비는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과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세종시나 혁신도시로 이전한 기관 근무자에게 지급하는 복리후생비의 일종이다.
 
1년 미만 계약직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근무자 전원에게 매월 20만 원씩 2년 동안 480만 원을 지급했는데, 실제 거주지 이전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지급한 탓에 '눈 먼 돈'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추 후보자는 기재부 1차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지내는 동안 정부가 전세 계약을 맺은 충북 청원군 오송읍 연제리에 위치한 아파트와 세종시 첫마을 3단지 아파트를 관사로 사용했지만 주소지는 그대로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뒀다.

김영진 의원은 "관사에 살면서 전입신고를 안 했다면 주민등록법 위반 소지가 있고, 반대로 서울 강남구 자택에 주소를 두면서 세종시 관사는 휴게실처럼 이용했을 뿐이라면 세종시에 정주할 의사도 없이 이주정착지원비를 받은 것"이라며 "관련 재정을 총괄해 관리 감독하는 기재부 장관 후보자로서의 자질이 의심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추 후보자 인사청문 준비단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추 후보자가 기재부 1차관이 됐을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세종시에 아파트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주소를 이전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며 "관사는 자택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주소 이전 등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윤창원 기자

하지만 추 후보자가 소속된 국민의힘은 지난해 노형욱 국토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 동일한 사안으로 노 후보자를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은 당시 청문회에서 국토부 관료 출신인 노 후보자에게 "주소를 한 번도 지방으로 옮기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2년간 거주 이전 이주지원비도 받았다"고 비난했다.
 
같은 잣대를 적용하면 국민의힘이 자당 소속인 추 후보자에게도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야 마땅한 셈이다.
 
추 후보자가 기재부 1차관 재직 시절 제공받은 관사 관리비를 기재부가 대신 납부한 점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추 후보자가 관사에 거주하던 2013년 4월~2014년 7월 관사의 가스비·수도세·전기세 등 관리비 총액은 140만 4940원이다.
 
2013년 12월에 제정된 공무원 주거용 재산 관리 기준에 따르면 전기, 수도 통신 등 개인 목적을 위한 요금은 사용자가 부담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르면 2014년 거주분인 76만 2770원이라도 추 후보자가 부담했어야 했는데 1차관 재직 시절에 발생한 모든 관리비는 기재부가 납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 윤창원 기자

김영진 의원은 "2013년도 기재부 예산 및 기금운영계획 집행지침을 보면 이미 기관 임차주택 관리비는 입주한 임직원이 부담하도록 돼 있다"며 "공무원 주거용 재산 관리 기준과 무관하게 관리비는 관사를 사용한 사람이 내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추 후보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재부 직원들 착오로 제게 이야기도 못해서 그런 상황이 발생한 것 같다"며 "별도의 반납할 방법이 없어서 한국은행 국고 계좌로 넣어야 하는데 그 행정 절차는 지금 진행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추 후보 측 관계자도 "관리비 부담은 실무직원의 실수로 후보자가 최근에야 인지했다"며 "76만원 전액을 국고로 자진반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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