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일도2동 갑선거구와 을선거구를 하나로 통폐합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는 선거구 획정 조례안이 제주도의회를 통과했다.
제주도의회는 25일 오후 제40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6.1 지방선거에 적용할 '제주도의회의원 지역선거구 및 교육의원선거구의 명칭·구역 및 의원정수에 관한 조례개정안'을 의결했다.
제주도가 제출한 조례개정안은 수정없이 가부만으로 결정됐다. 투표에 나선 제주도의회는 재석의원 34명 중 찬성 28명, 반대 6명으로 조례안을 가결했다.
제주도의회의원 선거구 획정위원회는 지난 22일 마지막 회의를 열고, 제주시 일도2동 갑 선거구와 을 선거구를 '일도2동 선거구' 하나로 통폐합할 것을 권고했다.
또 아라동 선거구는 '아라동 갑'과 '아라동 을'선거구로, 제주시 애월읍 선거구는 '애월읍 갑'과 '애월읍 을' 선거구로 나눌 것을 권고했다.
인구 하한선(만948명)에 못 미치는 서귀포시 정방·중앙·천지동 선거구는 서귀포시 정방·중앙·천지·서홍동 선거구로 조정됐다.
하지만 제주시 일도2동 선거구 통폐합이 정치적 논리에 따른 희생양이 되자 이 지역구 출마 예비후보들의 반발을 부르고 있다.
일도2동 갑 선거구 출마를 선언했던 강민숙 예비후보(더불어민주당)는 이 날 제주도의회 본회의에 앞서 열린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선거구 획정이란 중차대한 문제를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절차와 도민을 무시하고, 급하게 처리하는 게 정당하냐"며 제주도 집행부를 몰아붙였다.
또 "선거를 한달 앞두고 선거구를 합치는데 절차적 타당성도, 원칙도, 기준도 없다"며 "왜 일도2동 주민이 과오를 떠안아야 하냐"며 정치적 논리에 휘둘린 선거구 획정을 비난했다.
일도2동 을선거구에서 4선을 노려온 김희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 날 기자회견을 갖고 "산남과 산북 지역 간 형평성, 균형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지만 도의회 일원으로서 유감이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당과 후배 의원을 위해, 지역 갈등을 조금이라도 없애기 위해,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4선 도전을 내려놓기로 했다"며 불출마를 선언하고 "지역 발전과 제주 미래를 위해 정치인으로서 더 큰 길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은 임시회 개회사를 통해 "정치권의 무책임으로 도의원 두 명 증원에 그치면서 선거구 통폐합이 불가피해졌다"며 "해당 지역구민들의 박탈감이 크겠지만 선거구획정위원회의 고뇌에 찬 결단에 넓은 이해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