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위장 탈당' 민형배 의원에 광주 민심 '싸늘'

민형배 의원.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위장 탈당'이라는 꼼수를 쓰며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위한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하려고 하면서 거센 비난에 직면한 가운데 위장 탈당의 당사자가 된 민형배 의원에 대해 광주지역 민심도 싸늘하다.

민주당은 초선인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을)을 탈당시켜 국제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소위원회 무력화에 나섰다.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 퇴임 전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민 의원  탈당이라는 '꼼수'를 쓴 것이다.

민주당은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이 된 민형배 의원을 활용해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을 4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당초 민주당은 친여 성향의 무소속 양향자 의원(광주 서구을)을 국회 법사위에 '꼼수 사·보임'시켜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하려 했다.

그런데 양 의원이 "국익을 위해 이번 법안을 따르지 않겠다"면서 법안 처리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민주당이 민 의원을 전격적으로 탈당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민 의원은 법안 처리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양 의원 대신 법사위 안건조정소위원회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건조정소위원회는 여야 3명씩 6명으로 구성되는데, 야당 몫 1명을 무소속이 된 민형배 의원으로 지정하면 사실상 4대 2 구조가 되기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 2명이 반대해도 법안 처리가 가능하게 된다.

민주당은 최연장자가 맡는 관행이 있는 안건조정소위원회 위원장을 차지하기 위해 현역 의원 중 최고령인 김진표 의원을 국방위에서 법사위로 옮기는 강수도 뒀다.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위해 편법에 편법, 꼼수에 꼼수가 더해지면서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국회 안팎에서 거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과 정의당 등 야당은 물론이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상민 의원과 박용진 의원, 조응천 의원 등 다수의 의원들이 "국민들 보기에 꼼수라고 생각한 것" "정치를 희화화하고 소모품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는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민 의원은 탈당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수사 기소 분리를 통한 검찰 정상화에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을까 싶어 용기 냈다"며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역할에 대비하려는 뜻"이라고 밝혔다.

양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수사 기소를 분리하고 검찰을 기소기관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게 소신이라"면서도 "거대한 개혁은 충분한 국민적 합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도 강행 의사를 거두고 새롭게 논의 구조를 만들 것을 간곡히 제안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위장 탈당이라는 꼼수까지 쓰면서 검수완박 법안을 강행 처리하려고 하는 데 대해 민형배 양향자 두 의원의 지역구이자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지역에서도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

민 의원의 '기획 탈당'에 대해 수사와 기소 분리를 위한 고뇌에 찬 결단이라는 찬성 여론도 일부 있지만 졸속 입법을 위한 꼼수 정치의 '주역'으로 나선 것이라는 비판 여론이 지배적이다.

안건조정위원회 제도가 다수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인데 민 의원이 소수 보호를 위한 도입된 제도를 무력화하는 데 앞장선 것에 대해 비판을 받는 것이다.
 
양향자 의원도 민주당 복당을 목표로 민주당이 제안한 꼼수인 법사위 사·보임을 수용해 놓고 이제 와서 법안 처리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해 지역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더욱이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 출신 국회의원들이 민주당의 편법과 꼼수 정치에 주역으로 동원됐다는 데 대해 지역사회에서는 '개탄스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가 대의라고 하더라도 절차적 민주주의를 깡그리 무시한 이러한 꼼수 정치는 대한민국 정치사의 큰 오점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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