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총선 종용, 이번엔 지사 요구' 나선 민주당 강원도의원들

20일 이광재 의원, 강원도지사 출마 요구 입장문 발표
2년 전 원주 갑 총선 출마 종용…'일부 지지 명단 임의 작성' 논란 빚기도

이광재 국회의원. 윤창원 기자
2011년 지사직에서 중도 낙마한 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정계 복귀한 정치인 이광재의 국회의원 출마를 종용했던 더불어민주당 강원도의원들이 이번에는 이 의원의 강원도지사 출마 여론 조성에 힘을 싣고 있다.

의원들은 20일 '강원의 아들, 이광재의 강원도지사 출마를 요구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사랑한다면 모든 운명을 거는 거다. 이광재 의원이 늘 하는 말이다. 당신이 사랑하는 강원도를 위해 강원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것을 요구한다. 강원도에 당신의 운명을 던질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지역구 원주시민들에게는 사과와 양해를 구했다. "원주시민분들께 마음 깊이 죄송하다. 원주시민에겐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이 된 지 이제 2년 남짓, 원주를 위해 할 일이 아직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광재 의원에게는 너무도 가혹한 요구다. 인고의 10년을 견디고 정치에 돌아온 지 이제 2년, 정치생명을 담보할 수 없는 길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며 중앙정치를 통해 대망으로 나아가는 상대적으로 수월한 길을 포기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에게는 "강원도에서 일의 성과로 증명해보자. 강원도를 모두가 인정하는 한국정치의 모범사례, 지방자치의 모범사례로 만들어보자. 그리고 그 성과를 들고 대망으로 나아가자. 인구 3%의 강원도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만들어내서 변방이 아닌 대한민국의 중심 강원도로 나아가자"고 독려했다.

2년 전 더불어민주당 강원도의원들은 4.15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당 소속 강원도의원 32명과 원주시의원 12명의 이름이 적힌 이광재 전 지사의 4.15총선 원주갑 출마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전달했다.

건의문은 이 전 지사의 원주갑 출마는 전략적 문제라며 강원도 대부분 지역이 박빙 양상을 보이는 상황에서 선거를 이끌어 갈 상징성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원주(갑)에 출마할 경우 직접적 영양권에 있는 원주(갑)(을)과 태·횡·영·평·정의 선거를 주도하고, 영향력이 미치는 춘천권의 2~3개 선거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원주와 인접한 제천·단양, 충주 등 충북지역 일부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당위성도 부여했다.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이 전 지사의 역할이 강원도민의 정치적 소외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강원도의원들은 자신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름이 건의문에 오른 것으로 확인돼 잡음을 자초하기도 했다.

강원도의회 의정사상 최초로 절대다수를 점했지만 때마다 도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는 의사 결정으로 '거수기' 논란을 자초했던 10대 강원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2년 사이 '변심'에 싸늘한 시선도 적지 않다.

나철성 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은 "주요 선거에 역할을 주문하는 것은 한편으로 이해는 할 수 있지만, 자신을 선택한 유권자들을 뒤로하고 또 다른 선택을 종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강원도의원들이 의정활동의 내실 대신 때마다 특정 정치인을 향한 여론 조성에 앞장서는 모습에도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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