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예식장' 논란 종지부…대구미술관 부속동 시민 공간으로 재탄생

대구미술관 전경. 대구광역시 제공

'불법 예식장' 운영으로 10년 넘게 잡음이 불거진 대구미술관 부속동이 시민 공간으로 거듭난다.

대구시가 대구미술관 관리운영 사업시행자와 임대차 계약을 맺고 부속동을 대구미술관 연계 공간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면서 부속동을 둘러싼 해묵은 논란이 일단락됐다.
 
대구시는 10년 넘게 불법 예식장 영업으로 논란을 빚었던 대구미술관 부속동의 정상화를 위해 대구미술관 BTL(민간투자사업) 사업자인 대구뮤지엄서비스(주)와 부속동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계약에 따라 대구시는 리모델링을 거쳐 부속동을 시민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대구미술관 전시동의 경우 대구미술관 건립 이후 2030년 3월까지 BTL사업 실시협약에 따라 대구시가 대구뮤지엄서비스(주)에 시설임대료를 지불하고 공간을 임차해 미술관으로 사용한다.

다만 부속동은 대구뮤지엄서비스(주)가 웨딩업체인 비앙코웨딩, 라온컨벤션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간 예식장으로 이용됐다.

대구미술관 부지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예식장 운영을 할 수 없는데도 부속동이 예식장으로 사용돼 불법 논란이 불거지면서 수년째 관할 구청의 행정처분과 행정소송이 이어졌다.

결국 관할 구청 승소로 최종 판결이 났고 임대차 업체 당사자간 민사소송도 마무리되면서 웨딩업체는 지난해 12월부터 예식장 운영을 중단했다.
   
지난 10년 동안 미술관 부속시설에서 미술관과 동떨어진 불법 예식장이 운영돼 시민들이 불편을 떠안아야 했다.

부속동에 있던 기존 카페는 예식이 진행되는 동안에만 운영하고 식당은 하객만 이용할 수 있어 정작 미술관 관람객의 휴식 공간은 전무했다.

무엇보다 미술관 부속동임에도 미술관과 전혀 관계없는 공간으로 사용되면서 관람객들의 불만이 컸다.

이에 대구시는 대구미술관의 태생적 문제를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해 지난해 1월 대구경북연구원 정책과제로 '대구미술관 부속동 활용방안' 연구용역을 시행했다.

또 BTL사업자인 대구뮤지엄서비스(주)와 3년간 지속적으로 협의한 결과 미술관 부속동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대구미술관의 좌측에 위치한 부속시설은 총 면적 4461㎡(1352평)으로 지하 1층과 지상 2층 규모이다.
 
이번 임대차 계약에 따라 부속동은 위치적 특성과 관람객들의 요구를 반영해 지하층은 교육 공간, 1층은 편의 공간, 2층은 전시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우선 부속동 지하층은 지상과 수변 공간으로 연결 가능한 위치적 특성을 살려 미술 교육과 어린이를 위한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연령에 따라 세분화된 교육 공간과 온라인 스튜디오 설치, 어린이 전시공간 및 체험 공간을 조성한다.

부속동 1층은 로비 및 라운지 등을 조성해 만남과 휴식, 예술이 어우러지는 공유 공간을 조성한다.

기존 협소하던 로비를 넓은 공간으로 확장하고 라운지 Wall Gallery를 설치해 동시대 미술가, 융복합예술가들의 작품 전시 등을 운영한다.

관람객 요구사항을 반영해 식음이 가능한 카페도 설치할 계획이다.

부속동 2층은 높은 층고와 면적을 활용해 기존 미술관 전시동과 연결한 전시 공간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우선 근대미술 상설전시관을 설치해 이건희 기증작과 근대작가 소장품을 전시한다.

또 수장과 전시 기능을 아우르는 개방형 수장고를 조성하며 기증자 예우 차원으로 개방형 수장고 내 기증작 전시 공간을 운영한다.

아울러 CT기술과 연계한 실감콘텐츠 체험관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번 임대차 계약 체결로 대구미술관은 미술관으로서의 온전한 기능을 정상화하게 됐다.  

카페, 아트숍 등 시민 편의 시설을 확충하고 어린이 전시관, 상설전시관, 개방형 수장고 등 신규 프로그램을 도입해 공립미술관으로서 위상도 끌어올리게 됐다.

특히 대구미술관 인근 간송미술관이 완공되면 국내 대표 시각예술 중심도시로의 도약이 기대된다.

대구미술관 부속동은 올해 8월 말 리모델링 설계용역을 완료한다.

내년 8월 말 리모델링 공사가 마무리되면 시운전을 거쳐 내년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번 임대차 계약을 통해 BTL사업의 구조적 한계를 조기에 극복하고 미술관 전체 공간을 온전히 시민들에게 돌려드릴 수 있게 됐다"며 "현재 대구미술관 인근에 건설 중인 간송미술관이 내년에 완공되면 대구미술관과 함께 국가적 문화명소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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