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주님께서 부활하셨어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장만희 사령관·총무 이홍정 목사)가 17일 새벽 5시 30분 서울 성북구 예닮교회에서 '새롭게 열리는 길, 생명의 그리스도'를 주제로 2022년 한국기독교 부활절 새벽예배 드렸다.
교회협 부활절 새벽예배는 1947년 미군정 당시 조선기독교연합회(NCC)와 미군이 공동 주관해 남산에서 새벽예배를 드린 것에 역사적 뿌리를 두고 있다.
올해 부활절 새벽예배는 우크라이나 올레나 쉐겔 교수(한국어대)의 부활초 점화로 시작했다.
설교 강단에 선 장만희 구세군 사령관(교회협 회장)은 부활하신 예수그리스도가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과 국론 분열, 양극화된 세상의 유일한 희망임을 강조했다.
장만희 사령관은 "장기간 지속된 코로나로 인해 우울해져 가는 마음들, 계속되는 정치적, 사회적 반목 속에서 지쳐버리고 정서적 피곤과 정신적 공허함 속에서 내가 나아가야할 목적지가 어디인지 내가 이 시간 서 있어야 할 자리가 어디인지를 잃어버리고 있다면 지금 이 시간 십자가를 바라보자"고 말했다.
이어 "사망 권세를 이기고 무덤에서 부활하신 예수의 곁에 서야 한다"며, "예수가 계신 곳은 새 생명이 시작되는 곳이며,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부활절예배에서는 코로나 펜데믹과 기후위기를 자초한 인간의 탐욕을 회개하고, 어려움에 처한 국내외 이웃들을 위해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자고 다짐했다.
예닮교회 서평원 목사는 <교회와 세상을 위한 기도>에서 "코로나 펜데믹은 전 지구적으로 새로운 생활양식, 가치관을 요구하고 있다"며, "물에 빠져 헤매는 세상을 생명 길로 이끄는 교회로 변화할 수 있게 하여 주시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올레나 쉐겔 교수는 "우크라이나와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분쟁은 그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코로나처럼 온 세계에 영향을 미치며 전 지구적 삶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온 땅에 강도들만 횡행하고 있는 이 때에 선한 사마리아 사람들의 우주적 돌봄 공동체를 우리가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기도한다"고 말했다.
세상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정치개혁의 목소리도 높았다.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 강성철 청년은 "펜데믹과 기후위기, 생태위기, 분쟁과 전쟁, 경제적 빈곤과 심화되는 양극화들은 이 지구 전체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지만, 이런 문제들을 풀어가고 협의하고 결정을 내리는 정치영역이 가장 뒤처지고 낙후됐다"며, "세상의 정의와 평화를 위해 무엇보다 정치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착 상태에 놓인 한반도 평화를위한 기도도 빼놓지 않았다.
교회협과 조선그리스도교련맹 중앙위원회는 해마다 부활절 남북공동기도문을 발표해왔지만, 올해는 북측이 응하지 않아 교회협이 초안한 기도문을 발표했다.
부활절 남북 공동기도문을 발표한 임종훈 신부(한국정교회)는 "2018년 온 민족이 기뻐하며 함께 맞이한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의 열기는 싸늘하게 식었고, 대화는 결렬되고, 교착 상태는 깊어져 평화의 꿈은 희미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단은 우리 민족이 풀어야 할 역사의 과제"라며, "주님이 주시는 영감과 상상력에 힘입어 남북(북남)의 형제자매가 함께 평화를 위해 일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2022 한국기독교 부활절 새벽예배는 부활의 증인으로 복음과 진실의 증언자로 나서길 다짐하며 마무리됐다.
성찬의 예전은 김은섭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 집례로 진행됐으며, 축도는 이순창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부총회장이 맡았다.
부활절 성찬 예전 참석자들은 감사기도를 통해 "우리를 사랑과 평화와 정의와 생명의 성령으로 채워주시고, 모두 한 몸을 이루어 부활의 기쁨을 나누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2022년 한국기독교 부활절 새벽예배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최소 인원으로 진행됐으며, 예배 실황은 유튜브 생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