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는 등 4월 임시국회 내 법안 통과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대선 패배 이후 민생과는 상대적으로 거리가 있는 검찰개혁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발언 수위를 낮추는 등 '로우키(Low-key) 기조'에도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검수완박법', 오는 28일 본회의 통과 목표
민주당은 이번 주 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 수사권 분리를 골자로 하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속전속결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후 늦어도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입법을 완료해 다음달 3일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법안을 공포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당내에서는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대비해 회기를 2~3일씩 짧게 잡아 법안을 하나씩 처리하는 '살라미식 전법'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당론으로 채택한 이상 법안 처리를 위해 '꼼수'라는 비판도 감수하겠다는 각오다.
이미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이름으로 개정안 발의도 마쳤다. 법안의 시행 유예 기간은 3개월로 설정했다. 원내 내부에서는 반발을 우려해 '6개월 유예'도 고민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경찰로 수사권을 이관하는 데 3개월이면 충분하다(최강욱 의원)"고 보고 당론대로 가기로 최종 결정했다.
'한동훈 비판' 수위도 낮아…6월 지선 앞두고 '톤 조절'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5일 비대위 회의에서 "검수완박 이슈가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는 이 시점에 과연 우리 국민의 최대 관심사가 검찰 문제인지 자문해 봐야한다"며 '민생 챙기기'를 주문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민주당의 검수완박 강행에 '한동훈 법무장관 지명'이라는 초강수를 뒀지만 전례에 비춰봤을 때 반발 수위가 세지 않은 것도 로우키 차원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한동훈 지명 이후 의원들 단체 SNS방에서 난리가 나 대변인단 논평도 세게 나오고 의원들의 쌍욕도 난무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다들 점잖았다. 아직 선거 후 자중모드라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박병석 의장 해외순방'도 변수…민주당 '로우키'에 영향
박 의장은 지난해 9월 언론중재법 개정을 놓고 여야 대립이 극심하자 '합의 우선'을 강조하며 법안 상정을 거부한 바 있다. 이러한 전례를 의식한 듯 여야 원내 지도부는 박 의장을 상대로 설득 총력전에 나선 상태다. 민주당은 검수완박의 당위성을, 국민의힘은 부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박광온 법사위원장과 법사위 여야 간사는 또 오는 18일 검수완박 법안과 관련해 김오수 검찰총장을 불러 현안질의를 실시하는 데 합의했다. 국민의힘 측에서 김 총장의 출석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