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 잡기 총력전…영화 관람료 인상 억제까지

뾰족한 대책 없는 정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 둔화 기대

황진환 기자

정부가 진정되기는커녕 갈수록 가팔라지는 물가 상승세를 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를 기록하며 2011년 12월 4.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4%대로 올라섰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국제 에너지 및 곡물 가격 상승세와 공급망 차질 등 대외적 불안 요인이 악화하고 있어 앞으로도 상당 기간 급격한 물가 오름세가 지속하리라는 전망이다.

물가가 최대 민생 현안이 되면서 정부도 경계 수위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매달 발간하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의 최근 우리 경제 총평에는 '물가상승세 확대'라는 표현이 적시됐다.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8%로 연간 최고를 찍었을 때도 그린북 총평에는 '내수 영향 우려'만 언급됐을 뿐 물가 관련해서는 별다른 평가가 없었다.

바로 다음 달인 12월 역시 상승률이 3.7%로 컸음에도 그린북에는 오히려 '상승 폭 축소'로 표현됐다.

올해 들어서도 물가 상승세 둔화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그린북에는 '내수 회복 제약 우려' 등 내수 관련 우려만 반복됐다.

급기야 지난달 물가 상승률 4% 선이 뚫리자 기재부가 결국 그린북 최근 우리 경제 총평에 물가 관련 우려를 올린 것이다.

그러나 큰 우려에도 물가를 안정시킬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게 정부 고민이다.

업계 반발을 무릅쓰고 지난 2월 '외식가격공표제'를 밀어붙였지만, 3월 외식 물가는 지난해 3월 대비 6.6% 오르며 1998년 4월 7.0% 이후 23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14일 단행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기재부 이승한 경제분석과장은 "기준금리 인상이 가계나 기업에는 부담 요인이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물가 상승 압력 둔화 등으로 거시경제 안정성을 강화하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8일부터 시행되는 거리두기 전면 해제가 물가 흐름에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부터 일상 회복 본격화는 소비 및 여가 활동 활성화 등으로 내수 회복에는 크게 도움이 되겠지만, 수요 자극으로 물가 상승을 더욱더 부채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정책점검회의 겸 제7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지난 15일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는 '문화 분야 물가 동향 및 대응'이 주요 안건 중 하나로 올랐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영화 관람료 인상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업계와 소통 및 부담 경감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영화관 고용 인력 인건비 지원에 302억 원, 특별기획전 지원에 164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또, 축구와 야구 등 프로스포츠 4개 종목 '반값 할인티켓' 40만 장을 오는 7월까지 지원하고 오는 6월 초까지 국내 숙박시설 할인권 114만 장도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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