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심이 여러 갈래로 쪼개지면서 지방선거판도 깊은 진흙탕 속에 빨려 들었다.
14일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개최된 국민의힘 김영환 충청북도지사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정우택 충북도당위원장이 끝내 불참했다.
국민의힘 소속 4명의 지역 국회의원 가운데 충북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 위원장을 제외한 박덕흠.이종배.엄태영 의원만 참석했다.
앞서 이들 의원 3명은 정 위원장을 배제한 체 이미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 예비후보의 충북지사 경선 참여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여론의 뭇매를 맡고 있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는 '청주권' 의원인 정 위원장과 나머지 '비청주권' 의원 3인 간의 힘겨루기가 결국은 표면화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를 의식이나 한 듯 김 예비후보 측이 애초 개소식 참석자로 예고했던 이른바 '윤심(윤석열 당선인의 마음)'의 대표적인 인사인 김현숙.박보균 장관 내정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더욱이 이 같은 신경전이 국민의힘 시장.군수 공천을 두고 정면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지방선거판까지 흐리고 있다.
엄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 충북도당이 류한우 현 단양군수를 단수 추천한 것과 관련해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 위원장에게 공정한 경선을 요구했으나 묵살당했다"며 "일방적인 도당위원장의 독선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급기야 공천에서 배제된 김문근.김광표 예비후보는 이날 재심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경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류 군수 측과 정 위원장 간의 음모"라며 정 위원장의 사퇴까지 촉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처럼 공천 잡음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박경국 충북지사 예비후보는 이날 충북도청에서 열린 비전선포식 자리에서 국회의원 줄세우기 등 부당 경선 개입 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박 예비후보는 "국회의원이 부당하게 경선에 개입을 하고 있는 데 하루 빨리 중지돼야 한다"며 "국회의원이 민심과 당심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경선이 이뤄져야만 본선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6.1지방선거 국민의힘 후보 공천이 국회의원 간 힘겨루기와 극단의 내분으로 비화되면서 벌써부터 심각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