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선적 변경 과정이나 보험 미가입 등 출항 전후 절차에도 의문점이 많다며 이번 사고는 예견된 일이라고 토로했다.
교토 1호 유가족대책위원회는 12일 낮 부산 중구 피해가 가족 지원실 인근에서 취재진을 만나 억울함을 호소했다.
대책위는 '압항 부선'인 교토 1호는 기후의 영향을 심하게 받기 때문에 애초 먼 거리를 항해할 수 없는 배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앞선 배를 밀어서 이동시키는 교토 1호는 기후 조건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인근 연안만 다닐 수 있고, 인도네시아까지는 갈 수 없는 배라고 들었다"며 "전문가들 역시 이런 배로 먼 거리를 항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선원은 출항 전 선박 연결 부위 등에 심각한 결함이 있어 강력하게 수리를 요구했지만 수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선체 결함 의혹을 제기했다.
대책위는 "출항 전 지인과 통화하면서 교토 1호와 부선을 결합하는 부분 일부에 심각한 결함이 있어서 수리를 해야 한다는 말을 주고받는 것을 들었다"고 전하며 "하지만 수리 과정을 감독하는 사람이 없었고, 제대로 수리가 됐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체 측은 처음에 현지 기상 상태가 양호하다고 설명했지만, 확인해 보니 당시 사고 해역은 악천후로 파고가 4m에 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실제 교토1호는 지난달 29일 부산에서 출항한 뒤 기상 악화를 이유로 제주에서 사흘 동안 기다렸다가 다시 출항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출항일은 29일인데 선적이 변경된 것은 31일로 확인됐다. 출항 전후 선적이 바뀐 과정 등에 대해 전혀 알려지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며 "게다가 기본적인 보험조차 가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출항할 수 있었던 점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선원을 모집하게 되면 보험 가입은 기본이고, 근로계약서 등도 작성해야 하는데 이조차 발견되지 않았다"며 "업체나 선주 등의 압력 때문에 악조건 속에서도 출항할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급선무는 실종자 수습과 실종된 배가 어디에 있는지 찾는 것"이라며 "선원 가족들의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해소될 수 있도록 도움을 달라"고 관계부처에 호소했다.
322t급 압항 부선인 교토 1호는 지난 7일 오전 10시쯤 대만 서쪽 33㎞ 해역에서 3700t급 모래운반선을 예인하다가 실종됐다.
이 사고로 교토 1호에 타고 있던 6명 중 4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2명은 실종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