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예비후보들이 경선이 시작되기 전부터 새 야구장 건립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장종태 대전시장 예비후보는 현역인 허태정 대전시장의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 공약을 집중적으로 비판하는 데 총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허 시장은 "정치 공세"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장종태 대전시장 예비후보는 11일 오전 대전시의회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허태정 대전시장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행정력 부재로 빚어진 야구장 건립 문제에 야구와 야구팬들을 정치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예비후보의 이런 발언은 허태정 대전시장의 전날 행보를 겨냥한 것이다. 허 시장은 전날 오후 2022 한화이글스 홈경기가 열리는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를 찾아 경기 전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박찬혁 한화이글스 대표이사와 간담회를 진행한 바 있다. 이후 시구를 마친 허 시장은 새 야구장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 예비후보는 "허 시장이 10여 일 뒤면 시장직을 내려놓고 6·1 지방선거에 나서면서도 KBO 총재와 한화이글스 대표를 끌어들여 이벤트성 기자 간담회를 했다"며 "또 수많은 야구팬 앞에서 시구한 것은 현직의 권한을 활용해 자신을 홍보한 것으로 스포츠를 선거에 끌어들이지 말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전시장 후보들이 한목소리로 '대안 없는 한밭운동장(야구장 조성 부지) 철거'를 반대하는 이유는 짧게는 2027년까지 대전에 종합운동장이 사라지는 등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라며 "베이스볼 드림파크 공동자문위원장인 허 총재를 앞세우고 한화이글스와 야구팬들을 호도해 여론몰이하는 것은 비열한 방법"이라며 거세게 비난했다.
이에 허태정 대전시장 역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건 오히려 장종태 예비후보임을 분명히 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허 시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장종태 후보에 대해 "본인이 (정치에 이용) 안 했으면 좋겠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시민들과 약속한 새 야구장 건립사업은 반드시 진행하겠다"며 "베이스볼 드림파크 건립은 2024년 말 공사 완료, 2025년 3월 개장을 목표대로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대전시장 예비후보와 대전 중구청장 등이 한밭운동장 철거에 반대하면서 이 문제가 지방선거에서 정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장종태 예비후보의 경우, 현역인 같은 당 허태정 시장보다는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해 경선을 앞두고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당내에서 이러한 장 예비후보의 행보에 대한 문제의식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서구청장 시절이 아닌 지방선거를 앞두고 '뒤늦은 반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장 예비후보는 "서구청장이던 시절 대전시를 믿고 기다렸다"며 "그러나 시가 내놓은 최근 대안들이 미흡했고, 각종 피해가 예상돼 반대한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또 특별한 대안 없이 '네거티브' 공방을 벌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송대윤 전 대전시의원은 "베이스볼 드림파크는 허태정 시장 공약으로 잘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대전시민을 위한 더 좋은 공약을 내야지 기존 시장이 잘못됐다고만 하면 민주당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 이건 상처내기와 헐뜯기, 네거티브일 뿐"이라며 장종태 예비후보를 비판했다.
한편, 지난 8일 민주당 지방선거 후보자 공모가 마감된 가운데 12일 공천심사위원회 의결을 통해 공모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