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기를 잡아 집권 초기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해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최대 관심 지역인 수도권에 승부수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윤 당선인이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로 이긴 데다 172석을 가진 민주당을 상대로 국정을 운영하려면 지방 선거 승리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윤 당선인 측근은 "2년 뒤에 있을 총선 직전까지 초반 국정 운영을 좌우하게 되는 만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시장이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서울은 '이변'이 없는 한 수성이 가능하다고 보고 대선 경쟁자였던 이재명 후보의 아성 경기도와 '10년 고토(古土)' 충청을 탈환해야 한다는 포석이다.
특히 윤 당선인의 '입'인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까지 차출해 경기지사 경선에 투입하는 등 지방선거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김 의원은 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에서 대변인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새 대변인으로는 초선인 배현진 의원(서울 송파을)이 임명됐다.
김은혜, "정권교체는 경기도에서 완성" 지역주민들 설득
김 의원은 사임 직후부터 밤늦게까지 지역구인 경기 성남시 분당갑 주민들을 만나 "정권교체는 경기도에서 완성된다. 여러분들의 손으로 다시 한번 경기도와 성남시를 심판해달라"며 양해를 구하고 도와달라고 설득했다.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의 변을 밝힐 예정이다.
대선에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을 집중 공격해 이른바 '대장동 저격수'로 활약한 김 의원은 공보단장을 맡아 윤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데 이어 인수위에서도 윤 당선인의 대변인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이준석 대표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과 김 의원의 정치적 인지도가 가장 높아졌다"며 "주변에서 김은혜 의원이 '경선 흥행에 일조가 될 것'이라고 말을 많이 하신다. 저한테도 그런 말을 해 달라는 분들이 있다"고 지원 사격에 나섰다.
유 전 의원과 김 의원의 맞대결 자체가 흥행이 돼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후보의 '심장'인 경기도를 4년 만에 탈환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인수위 관계자는 "김은혜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흥행효과가 커져 본선에서도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의 역동성을 선점한 측면이 있다"며 "민주당 입장에서도 본선이 유리하다고 볼 수도 없는 상황이라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구도가 계파 갈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유 전 의원의 측근은 "유 전 의원이 험지 출마를 힘들게 결심했는데 경쟁자가 나온다니 허탈하다"며 "유 전 의원에게 잘 하라고 격려해 줘도 힘든 싸움인데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尹 최측근 권성동 원내대표 유력… '윤석열 당'으로 재정비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도 윤 당선인의 최측근인 권성동 의원이 원내대표에 출마하면서 '윤석열 당'으로 착착 재정비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원내대표 출마를 준비했던 김태흠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당 지도부의 요청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그동안 준비해왔던 원내대표 출마를 접는다"며 충남도지사 출마로 방향을 돌렸다. 그동안 윤 당선인과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등은 김 의원에게 충남도지사 출마를 권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불출마로 권성동 의원의 원내대표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권 의원은 당선인과의 '신뢰'를 내세우며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졌다. 권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윤 당선인과) 인간적 신뢰를 바탕으로 당정 간에 불필요한 오해와 마찰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가지고 있는 서울에 경기와 충남을 합해 중원을 확보하고 당내에 복심(腹心)을 심어 가겠다는게 '尹心(윤심)'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