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 선전매체들이 최근 남측에 대한 비난의 빈도와 수위를 높여오던 중 김 부부장의 담화가 발표된 것은 "대남 강경 입장을 재차 밝히고 어떤 의미에서는 (선전매체들의 대남 비난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당국자는 다만 김여정의 2일 담화와 4일 담화 내용이 기본적으로 같은 내용이지만 2차 담화에서 남측을 향해 "싸우지 말아야 할 같은 민족"이라고 말하거나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난 해 10월 발언을 재차 언급하는 등 수위를 조절한 점에도 유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지금이 정부 교체기이고 북한은 북한 스스로가 의미를 부여하는 여러 주요 기념일들을 앞두고 있다"며 "어느 때보다 한반도 상황이 유동적인 시기인 만큼 한반도 상황을 평화적으로 관리하는 데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2일 담화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확할 경우 발사 원점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는 서욱 국방장관의 발언에 대해 욕설 섞인 막말을 하며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위협했으나, 4일자 담화에서는 "싸우지 말아야 할 같은 민족"이라며, "남조선을 겨냥해 총포탄 한 발도 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수위를 조절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다만 일부 표현의 수위 조절 속에서도 남측이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는 상황이 온다면 부득이 우리의 핵 전투 무력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게 될 것"이라며, 핵 무력 사용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김여정 부부장이 이틀 사이에 비난 수위를 조절한 담화를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북한의 전략적 지위가 선제타격을 허용치 않을 핵보유국이라는 점을 거듭 내세우면서도 한반도 긴장고조의 책임을 남측에 돌리는 전형적인 강온 양면 전술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