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충북지사 경선 김영환 가세…공천 잡음 '점입가경'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 김영환, 돌연 충북지사 선거로 선회
"도민 핫바지로 여기는 것" 당내 경쟁자 오제세.박경국 반발 확산
공천 잡음 당내외 전방위 확산 분위기…'물고 물리는 난장판'

김영환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경기도지사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얼마 전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 선언을 했던 국민의힘 김영환 전 의원이 돌연 충청북도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대선 승리 이후 갑자기 후보군이 넘쳐 나는 모양새인데, 벌써부터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까지 본격화되고 있다.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 김영환, 돌연 충북지사 선거로 선회


김 전 의원은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그동안 경기도지사 출마를 준비했으나 당과 충북 지역 3명의 국회의원, 수많은 당원 동지들이 충북지사 선거에 나와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지난 12년 동안 충북도정은 민주당에 장악됐고 청주를 포함한 총선에서 16년 동안 연전연패했다"며 "수도권 4선의 경험, 과학기술부장관과 국회지식경제위원장으로의 경험과 인맥, 윤 당선인 특별고문 등 제 모든 역량을 다바쳐 고향에서 마지막 봉사를 하고 저의 정치를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2일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뒤 9일 만에 방향을 튼 것이다.

충북 괴산 출신인 김 전 의원은 김대중 정부에서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내고 더불어민주당 계열로 경기도 안산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도민 핫바지로 여기는 것" 당내 경쟁자 오제세·박경국 반발 확산


이미 충북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한 같은 당 오제세 전 의원은 31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은 뜨내기 정치인의 집합소가 아니라"며 최근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혜훈 전 의원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김영환.이혜훈 전 의원의 충북지사 출마는 정치 도의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충북도민을 우롱하고 무시하는 처사"라며 "윤석열 당선인의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겠다는 신념에 크게 어긋나는 구태정치의 돌출 행동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마치 공천만 받으면 무조건 당선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도지사를 꿈꾼다면 큰 오산"이라고 "충북도민들은 절대로 받아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경국 지사 예비후보도 전날 기자회견에 이어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충북을 핫바지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김 전 의원에게 이틀 연속으로 핏대를 세웠다.

그는 "명분으로 지역 일부 국회의원들과 주민의 요청을 내세웠지만, 경기도에서조차 설 자리를 잃은 노정객과 일부 정치 세력의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사실을 현명한 도민과 당원들은 잘 알고 있다"며 "충북을 얼마나 우습게 여겼으면, 경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 지역 국회의원들을 줄세우고 당 경선에 분란을 일으키는 것인가"라며 맹비난했다.

오제세 전 의원. 박현호 기자

공천 잡음 당내외 전방위 확산 분위기…'물고 물리는 난장판'


김 전 의원에 대한 충북지사 경선 참여를 공개적으로 요청한 박덕흠·이종배·엄태영 의원에 대한 비판도 연일 계속되며 당내 공천 잡음이 외부로까지 확산하는 분위기이다.

충북환경운동연대는 31일 성명을 내고 "예비후보들이 현수막을 내걸고 활동하고 있는 민감한 시자점에 특정인을 향해 집단으로 경선 참여를 요구한 것은 민주주의를 거스르고 권리 당원의 권리를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비상식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줄곧 주장했던 '공정과 상식'에 반하는 것"이라며 "이들의 일탈된 행위가 국민의힘 중앙당 뜻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앞서 지역 20대 초반 청년들로 구성된 생애첫유권자 충북모임도 전날 밀실야합 등을 주장하며 국회의원 3명의 징계와 정계 은퇴까지 촉구하기로 했다.

게다가 국민의힘 현직 군의원이 자당의 충북지사 예비후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기자회견까지 자처하면서 당내 갈등이 그야말로 전방위로 번지고 있다.

우종한 증평군의원은 이날 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제세 전 의원의 정치 행보는 통합, 화합이라는 그럴싸한 배경으로 포장된 철새 정치에 불과하다"며 "민주당 4선 경력의 의원이 우리 당의 이념과 노선, 과연 그 뜻을 같이하고 있는지, 향후 우리 당 정치 행보에 얼마나 이로움을 가져다주실 분인지 의문이다"고 주장했다.

대선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의 충청북도지사 후보 경쟁이 벌써부터 과열.혼탁 양상을 보이면서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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