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사망 95%가 고령환자…관건은 '치료제 제때 처방'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 델타 유행 이후 첫 20% 육박
3차 접종 시기 빠르고 시설 내 집단감염으로 '증가세'
기저질환자 많고 면역력 떨어져 위중증·사망 우려 높아
빠른 검사·치료제 투입 필요…'이부실드' 도입 의견도

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증가세는 주춤하지만 감염에 취약한 60세 이상 고령 환자 비중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위중증, 심하면 사망까지 이를 확률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아 인명 피해가 커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팍스로비드를 비롯한 먹는 치료제를 충분히 확보해 신속하게 처방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확진자 5명 중 1명 60세 이상…위중증·사망 늘어날 우려도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주(20~26일) 전체 확진자 중 60세 이상 고령 환자 비중은 18.4%로 델타 유행 이후 처음으로 20% 수준에 육박했다. 1월 넷째 주 8%까지 떨어졌다가 오미크론 유행과 함께 다시 늘어난 것으로 3월 첫째 주 15.0%→둘째 주 16.2%→셋째 주에는 17.8% →넷째 주 18.4%를 기록해 꾸준히 증가 추세다.

고령 환자 비중이 이처럼 늘어난 배경 중 하나로는 백신 접종 시점이 꼽힌다. 60세 이상은 3차 접종률이 89.1%로 타 연령대나 전체 인구(63.7%) 대비 높은 편이지만 추가 접종 시점이 빨랐어서 그 효과도 일찍 떨어졌다는 것이다. 4차 접종은 대상자가 면역저하자로 대상도 협소하고 거부감도 높아 큰 효력은 없는 상황이다.

또한, 전파력이 높은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으로 향하며 고령층 다수가 공동으로 머무는 요양시설이나 병원 등에서 집단감염이 늘어난 점도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요양시설·병원 내 집단감염은 2월에는 261건(9934명), 3월에는 지난주까지 587건(3만1235명)이 발생했다. 한 달 사이 건수 기준으로는 두배, 인원수 기준으로는 세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오미크론의 위험도는 델타의 3분의 1에서 5분의 1 수준으로 비교적 낮다고 인식되지만 고령 환자에게는 여전히 위협적이다. 연령 특성상 기저질환자가 많고 면역력이나 신체능력도 떨어져 감염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주 코로나 사망자 2516명 중 94.9%에 해당하는 2387명이 60세 이상이었다.

고령 환자가 계속 늘어나면 피해 규모는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유행 2년 3개월 동안 경북 청도대남병원 때도 그렇고 늘 유행이 커지고 중증.사망자가 폭증하는 신호는 항상 요양병원 내 집단발생이었다"며 가장 안 좋은 시그널이 지금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추가 접종은 동력 떨어져 …"빠른 검사·치료제 적시 투여해야"


질병관리청 제공
지금까지 감염 차단의 가장 효과적인 무기는 백신이었지만 3차 이후 추가 접종은 대상자도 적고 동력도 떨어진 만큼 전문가들은 주기적인 검사로 일찍 감염을 확인하고 치료제를 충분히 확보해 적시에 투입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세계적으로 치료제가 품귀인 만큼 정부가 확보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결국 요양병원에 치료제 처방을 확대하고 투여를 늘리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요양시설에서 신속항원검사를 주기적으로 하며 조기 진단된 사람들에게 빠르게 렘데시비르나 팍스로비드를 처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부실드가 스텔스 오미크론이라 하는 BA.2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 만큼 서둘러 도입해 현장에서 투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 또한, 정점을 지난 시점에 최우선 관리 대상은 고령 환자라고 보고 감염 차단 방안과 감염되더라도 상태 악화를 막는 방안들을 검토 중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면회금지와 정기적 선제검사를 시행 중이며 확진이 될 시 먹는 치료제가 최우선 순위로 처방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계속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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