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못한 에디슨모터스, 결국 쌍용차 인수 '무산'

투자 조달 실패로 컨소시엄 구성 못해…채권단·노조 반발도 무산 이유로 꼽혀

연합뉴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가 결국 무산됐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때부터 우려가 나왔던 자금조달 능력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쌍용차는 28일 "당사는 서울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아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인수합병 투자계약을 체결했으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관계인집회 기일로부터 5영업일 전까지 예치해야 할 인수대금을 예치하지 않아 투자계약이 자동해제됐다"고 공시했다.

관계인 집회는 다음 달 1일 예정돼 있었기 때문에 에디슨모터스는 지난 25일까지 인수 대금을 내야 했다. 계약금으로 지급한 305억 원을 제외한 2743억 원을 납부해야 했지만 자금 조달에 실패해 이를 지키지 못하면서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는 물거품이 됐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불발은 자금난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처음부터 에디슨모터스가 매출 규모 면에서 33배에 달하는 쌍용차 인수를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라는 지적이 많았다. 에디슨모터스는 지상파 방송사 PD 출신인 강영권 회장이 운영 중인 전기버스 생산 전문 업체로, 2020년 기준으로 매출이 897억 원 정도다. 같은 해 쌍용차의 매출은 2조 9297억 원에 달한다.

에디슨모터스는 FI(재무적 투자자)인 사모펀드와 개인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경우 충분히 인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인수를 추진했다. 인수 후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추가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사모펀드 키스톤PE가 투자 계획을 취소하고 컨소시엄에서 탈퇴했고, 다른 사모펀드 KCGI도 컨소시엄 탈퇴를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투자 방식조차 확정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투자에서 손을 뗀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시장에서 나왔다. 컨소시엄 구성 난항에 인수 대금을 지급할 주체도 확정되지 않으면서 에디슨모터스는 인수 과정 '내내 신뢰할 수 있는 자금 확보 계획을 공개하라'는 시장의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의 압박도 이어졌다. 강 회장이 산은의 대출을 희망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산은은 사업계획에 대한 충분한 입증과 검토를 거쳐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부정적 기류가 지배적이었다.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앞서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에서 "사업 타당성 점검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장밋빛 미래를 주장하며 정책 지원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것은 기업 생존 가능성이라는 본질적 문제를 가리는 일"이라고 공개비판하며 불쾌감을 표하기도 했다.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채권단 및 노사와 번번이 갈등을 빚은 점도 쌍용차가 계약을 신속히 해지한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된다. 채권단은 에디슨모터스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당시 제시한 인수 대금 3049억원으로는 회사를 정상화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 하에 여러 차례 우려를 표해왔다.

쌍용차 노조와도 갈등도 이어졌다. 에디슨모터스는 본계약 체결 직전 자사 임원을 제3자 관리인으로 선임해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쌍용차는 경영 개입이라고 반발했다. 상거래 채권단과 노조도 에디슨모터스의 관리인 선임 요구를 반대했다. 쌍용차 노조는 채권단에 이어 지난 23일 서울회생법원에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의 M&A를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의견서도 제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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